내 첫가위는 중학교때였어...
그 당시 내가 좋아하던 여자애와 놀고있는 꿈이었고
너무 좋았는데 어느 순간 그 여자애 웃음소리가
점점 빠르고 커지는거야 마치 티비속 귀신이 웃는것처럼
거기서 소름이 쫙 돋으면서 깼는데 몸이안움직이는거야
눈은떠졌고 눈알은 여기저기 돌아가서 방 안은 훤히
보이는데 몸이 완전 굳어버린것처럼 못움직이더라고..
다행히 나는 그게 너무 답답해서 힘을 막주다보니
어느순간 탁 하고 풀리고 엄청 안도했지..
그때는 가위라는 개념도 몰라서 엄청 무서웠어.
내가 겁이 많은 편이기도하고...

여하튼 이게 내 첫 가위였고..
15년 평생 안눌리다가 한번 눌리니까
생각보다 꽤 자주 가위에 눌렸고
나름 익숙해져서 걸리면
‘아..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있나..’
‘아.. 요즘 몸이 좀 허한느낌이긴했어..’
라는 생각들이 먼저들고 어느정도 무감각해졌단 말이야
이때는 사실 커뮤니티에서 귀신을 봤다 어쩐다
이런글도 많이 봤지만 나는 그런적이 없어서
단순히 몸이 안좋아서 그런가라는 생각만 가지고있었어

그리고 더 안무서워졌던 이유가 있는데
내가 꿈을 거의 안꾸는편이라 꿈꾸는게 부러워서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찾아낸
자각몽이라는 컨텐츠를 알게 되고나서부터
가위 눌림에 대해 완전 다른 시각을 갖게되었거든

자각몽으로 넘어가는 단계중에 가위눌림과
비슷한 단계를 지나쳐야 하는 순간이있어.
이걸 알고난 후부터는 그냥 가위눌림은
내 인생의 하나의 컨텐츠였어.
‘오ㅋㅋ 오늘은 자각몽에 도전해보자’
‘아.. 오늘은 피곤하니까 빨리풀고 자자’
이런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이벤트였지.

그러다 내가 가위 눌리는걸 엄청 두려워하게된
에피소드가있어.
지금 여자친구를 만나고 강남의
어느 호텔에서 하루를 보낼때의 일이야.
사귄지 얼마 되지않아서 서로 너무 좋을때라
행복한 감정외에는 아무것도 침범할수없는 상태였어.

그 호텔룸 구조가

베드룸 / 드레스룸 / 냉장고 / 화장실
------------------벽----------
ㅁ / ㅁ / ㅁ / ㅁ /
---------------통로?----------출입구

이런식으로 되어있었어 일자형태라고해야하나?
여하튼 침실에서 화장실을 가려면
드레스룸과 냉장고앞을 지나쳐가야하는 구조였단말이야

나는 집 구조 보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어딜 가게되면
어디에 뭐가있고 어떻게 생겼는지
체크를 항상 하는 사람인지라 호텔문 열자마자
침실쪽으로가서 짐풀고 침실 이곳저곳 살펴본 뒤에
화장실로가서 욕조구경하고 어메니티는 뭔가보고
냉장고엔 뭐가있나 살펴보고 그 위에 놓여진
컵이랑 준비된 차들 확인하고 했단말이야.

그리고 이제 드레스룸앞에 딱 섰는데...
진짜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어..
여기는 쳐다만봐도 엄청 기빨리는 느낌이고
내 영혼（?）이 막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여기 들어가면 엄청 위험할것만 같고..
몸에 진짜 뭐가 선다그러나.. 닭살이 쫙돋는...
순간적으로 눈에 눈물이 고였던것같애..
이게 4년전 일인데도 너무 충격적인 느낌이라
아직도 그때느낀 감정이 훤히 느껴져..
불은 분명히 환하게 켜져있고 겉으로보기엔
그냥 옷장이있는 드레스룸/파우더룸일 뿐인데
나는 겁이 많은편이라 처음느껴보는 감정에
들어가보지도 않았어..

그렇게 그냥 여자친구와의 시간이니까 신경끄고 밥먹고 잘 놀고 했어. 그리고 침실에서 잠에들었지.

근데 말이야. 거기서 가위를 눌렸어.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순간에도 무서워서 눈물이나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가위눌림중에 눈을떠도
이상한것을 한번도 본적이없단말이야.
근데 그때의 가위는 눌리자마자
‘이거 눈뜨면 좆된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을 질끈 감고있었는데 눈을 감고있는데도
느껴지더라고.. 저 통로쪽에서 뭔가 걸어와서
침대 옆쪽에 서서 나를 아래로 지긋에 쳐다보고있는
무언가 있다는게..
나는 일반적인 귀신의 형태가아니었어...
무슨 보라색동그란것들이 막 모여서
사람형태로 나왔거든..
이게 눈을 감고있는데도 그 형체가 보이는게
너무 소름끼쳤어...
나는 너무 겁나서 소리가 나오지도않는데
소리를 내려고 발악했어..
다행히 앓는 소리라도 나왔던건지
여자친구가 놀래서 나를 깨워서 금방 가위에서 깼지...
깨고나서 여자친구한테 가위눌린거 말하고
드레스룸을 지나칠때마다 소름끼친다고 말했더니
여자친구도 그랬다는거야...
그래서 우린 자다말고 호텔 체크아웃해버렸어..
여자친구가 이런쪽을 조금 믿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소금사서 뿌리고 집에 왔지..
그때 이후로 나는 가위에 눌리는게 조금 무서워졌어..
그 사건이후로 소름끼치는 가위 두번 정도 눌렸는데
저때 눌린게 너무 압도적이어서...

나는 귀신이나 미신적인것들을
전혀 믿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저 일을 겪고나서는 뭔가 있다고는 생각하고있어..

글이 너무 두서가없네.. 내가 말하는데 재주가없어서..
암튼 재밌게 읽었길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