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는 24살.. 나보다 3살 어리고 여친 언니가 나랑 동갑인데 언니 있는 건 여친 프사땜에 알고있었고 직접 얼굴 본 적은 없었음
사귄지 얼마 안됐을 때 여친이랑 술마시고 집 데려다주는데 밤이기도 하고 그땐 얘 집을 잘 모르니까 정류장부터 도저히 길을 못찾겠는거임
그때 어찌저찌 여친 폰에 언니 번호로 연락해서 데리러 나와달라고 부탁하고 처음 대화나누게 됐는데 생각했던 인상이랑 많이 다르더라
여친은 약간 앙칼진 느낌이 있는데 그거랑 다르게 되게 유하게 생겼었음 전형적인 꼬부기상?
여친이 맨날 자기는 언니랑 싸운 적이 없다고 대부분 언니가 져주는 편이다 라고 했는데 얼굴보니까 바로 뭔말인지 이해가 될 정도더라고
암튼 거기서 집까지 도착하는데 한 15분? 정도인데 가는 동안 대화도 좀 트게됨 ㅇㅇ 그 때 동갑인 것도 알게돼서 말도 그냥 편하게 하시라 일케됐는데
대화하다보니 확실히 동갑은 또 연하랑은 다르게 말이 잘 통하는 부분이 있구나~ 느꼈었음
그날은 그렇게 집 데려다주고 그 이후로는 여친 집에 놀러갔을 때? 간단한 안부묻는 정도였다가 나중엔 카톡으로 뭐 스몰토크같은 거 하는 정도였음
머 그때는 어차피 여친 언니고 여친이랑 셋이도 가끔 만나는 사이였으니까 별 생각 없었음
암튼 글케 한참 사귀다가 코로나 터지고부턴 외부활동도 줄어들고 여친은 졸업준비 나는 취업준비때문에 연락도 뜸했음.. 권태기도 겹쳤는지 서로 전화 한통 없는 날도 되게 잦아지더라
그러다보니 더더욱이 여친 언니는 만날 일이 없었고..
최근 와서는 거의 헤어질 분위기만 계속 됐었음 머 어떻게 설렘이 영원하겠냐만 만날때마다 하는 얘긴 취업관련 얘기.. 졸업 후 뭐할지 얘기..
그냥 새로운 토픽도 없고 서로 취업 스트레스만 쌓이다보니 상처주는 일도 많고.. 그러다가 여자친구 쪽에서 잠깐 시간 좀 갖자고 말이 나왔는데 나도 많이 지쳤었는지 기다렸단듯이 그러자 라는 말이 나오더라,
그러고 나서 한 2주인가 지났나
연락 안옴. 아 사실상 이별이 되겠구나 직감하게 됨...
그렇게 약간 무념무상으로 살다가 요전번에 집 근처에서 친구랑 간단히 술 한잔하고 편의점에서 소주랑 맥주 몇개 사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누가 날 부르더라고
전에 듣기로는 무슨 회사 인턴하고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동네 근처인지는 몰랐거든 약간 벌개져서 기분이 붕 떠있는게 회식하고 나온건지
솔직히 기억 안 날 뻔했는데 나 딱 보더니 갑자기 '어??? 00이?... 맞아?' 이러면서 말 걸더라
나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기도하고 또 어색하기도 해서 인사하고 잘지내지~ 하면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막 야 벌써 들어가게?? 이러더니
잠깐만 그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보래
거기서 쌩까고 들어갈 수는 없잖음..
앉더니만 갑자기 내 맥주 하나만 마셔도 되냐길래 그냥 마시라고 함
투플원이라 쟁여놓고 마실라한건데 ㅅㅂ; 암튼 앞에서 마시고 있는데 멀뚱히 쳐다보기도 머하고 묘하게 씁쓸한 표정으로 있길래 나도 한캔 따서 마시면서 물어봤지
뭐냐고 왜그러냐고
걍 뭐 그냥.. 흔한 회사생활 고민얘기로 시작하더라고 걍 처음엔 좀 들어주는데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건지
취준생 입장에서 회사생활 얘기 듣는 것도 좀 짜증나잖아.. 그래서 적당히 하고 집으로 보내려는데 내가 여친 언니를 집에 데려다 주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잖음;
그래서 여친한테 연락해서 데려가게 하려니까 갑자기
그래서 왜그러냐 했더니 너 내 동생이랑 헤어진 거.. 아냐? 물어보는데 순간
쿵
내려앉더라
'아니, 안 헤어졌다' 이 말이 절대 안 나오더라고
내가 먼저 연락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연락 안와서 나도 안한다는건 핑계였고..
솔직히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었음
어쨌든 갑자기 얘 입에서 그 얘기가 나오니까 뭔가 기분이 존나 애매하고 우울해지는거임 설명이 안되게..
그래서 나도 따라서 한모금 두모금씩 마시기 시작하면서 막 대화를 했음..
솔직히 관계도 전같지도 않고.. 얘를 만나면서 내가 행복한건지도 모르겠고 당장 내 일때문에 바쁜데 시간 뺏기는 것 같기도하고 미래고민 걱정거리 주저리주저리 몇십분 얘기했나?
어느새 얘가 내 옆에 와서 위로해주고 있더라고..
오랜만에 속얘기 실컷하느라 정신없다가 퍼뜩 얘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 눈빛 앎?
뭔가 나도 네 말 이해한다 라는 그런 눈빛.. 여자친구같은 연하한텐 느낄 수가 없던 감정이거든
너무 오랜만에 날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 거 같아서 그렇게 한참 바라보다가 정신차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얘랑 미친 듯이 키스하고있더라..
얘도 마음이 있었는지 거부도 않고.. 그래서 나한테 헤어졌는지 확인한 것 같았음
그 상태로 자취방까지 들어가서 옷 벗을 틈도 없이 침대에 눕히고선 정신없이 뒤엉키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옴
여자친구더라...
몇날 며칠간 연락 한 통 없더니 갑자기 이 타이밍에...
다행히 얘는 누군지 모르고있는 거 같아서 적당히 알림만 꺼두면 되겠지 싶었는데 여친한테 잊을 수 없는 카톡 하나가 날아오더라
" 안녕하십니까 웃대인 여러분들 눈팅만 무려 5년째인 평범한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삼촌께서 윈도우를 노트북에 깔아달라 하셔서 usb 파일을 삼촌 외장하드에 다운받았습니다.... 문제는 윈도우 10 설치 프로그램이 기존에 외장하드에 있는 10년치 가족사진들과 영상들을 다 지워버려서 정말 곤란스럽네요... 복구가 가능할지 안될지 너무너무나도 걱정이 됩니다... 혹시라도 이러한 경우와 비슷하거나 겪어보신분들 중 복구하신분 계시다면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너무너무 걱정되고 해결방법이 없을 거 같아서 여기다가 조언이라도 구함...
제발 진지하게 대답해줬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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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부침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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