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마스터 SS입니다.
어두운 내용 주의
전 아마미 하루카、전직 아이돌이었던 18살이예요.
작년까지는 지역 방송국의 요리방송에 출연하거나 매월마다 CD를 내거나해서
굉장히 행복한 매일이었습니다. 지명도는 빈말이라도 높다곤 할 수 없었지만.
꿈같던 아이돌생활은 말 그대로 지금 생각하면 꿈속에서 일어났던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런 지금의 제 생활은……
「어서오세요ー!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주세봐이!」
「이봐 하루카쨩!７번 손님 주문틀렸잖아! 규동 보통이아니라 곱빼기!」
「어서오세……죄송해요！점장님！」
규동가게에서 프리터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규동:소고기덮밥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알바를 시작한지 수개월이지만 아직 익숙하지 못한것들 뿐이예요.
타고난 활기참을 높게 사여서 면접에서는 바로 채용됐지만 어지럽게 변화하는 음식점이란 전장에 갑자기 던져넣어진 저는 얼빠짐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있어요.
「하루카쨩！또 넘어졌어？！몇번이나 주의해서 옮겨달라고 했잖아？」
「죄송해요. 프로듀……점장님」
「하아、의욕이 넘치는건 알겠는데말야. 그렇게 몇번이나 실수하면 이쪽도 곤란하지.」
「네……」
알바가 끝날 즈음엔 이미 밖은 깜깜해졌어요. 역 앞에 멈춰서서 메모장을 열어 동그랗게 적어놓은 「알바」라는 글자를 확인해요.
비어있는 곳이 많은 일정을 다시금 보면 왠지 슬픈 기분이 들어요. 전에는 꽉꽉 스케쥴이 채워져있어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한탄했던 날들이 거짓말같아요.
예전엔 거리를 걷고있으면 종종 팬이 말을 걸어주셨지만 지금은 한명도 없어요. 아이돌이란 유통기한이 있는거구나하고 실감했어요.
「프로듀서씨……」
누구에게도 들리지않도록 중얼거리니 자연스럽게 눈불이 흘러나왔어요. 하지만 그렇게 신뢰했던 프로듀서씨는 이제 이 세상에 없어요.
프로듀서씨는 과로사로 타계했어요. 좀처럼 오디션에 합격하지 못하는 저희들에게 상냥하게, 때로는 엄하게 꾸짖으며 저희들을 떠받쳐 주셨어요.
밤에도 자지않고 12명이나 되는 아이돌을 혼자서 맡기엔 역시 짐이 무거웠겠죠. 수록 전날에 갑자기 자택에서 쓰러져서 그대로 의식이 돌아오지 못한것같아요. 장례식날은 모두들 소리를 내어 울었습니다. 그 치하야쨩마저 관 앞에 엎드려 오열했어요.
사장님은 그 책임을 물어 사임하고 저희들의 일도 나날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작년 이윽고 ７６５프로는 도산. 아이돌 그룹은 해산하고 저희들은 평범한 고교생으로 돌아갔어요.
「모두랑 만나고싶네……」도산 이후는 자연스럽게 모두랑 소원해져 버렸어요.
분명히 모두들 프로듀서씨의 일이 마음속에 무겁게 눌려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더욱 열심히 했으면.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꼭 조여와서 그 상냥한 얼굴이 마음속에 떠올라요.
「나、최근들어서 웃지 않았지.」누군가에게 묻는것도 아니고 그저 혼자 중얼거려요.
프로듀서씨에게 하루카는 태양같네, 하고 들은 일을 떠올려요.
평소처럼 뭔가 편의점에서 달콤한거라도 사서 돌아가려고 생각했는데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노래가 들려왔어요.
「……파란………새………」
맑게 울리는 목소리. 잘못 들을리가 없어요. 아이돌시절의 저와 가장 사이가 좋았던 친구의 노래와 목소리니까요.
「파란~새~」
치하야쨩……. 치하야짱은 밤에 역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송인 「파란 새」를 열창하고 있었어요.
전엔 작은 라이브하우스정도라면 채울고도 남을만한 관객앞에서 노래하던 치하야짱.
지금은 쓸쓸한 역 앞에서 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샐러리맨 몇명밖에 멈춰서서 듣고있지 않아요.
「저기, 그런 우울한 노래말고말야. 좀 밝고 화려한 노래를 부르라고.」
취한거겠죠. 빨간 얼굴에 다리도 흔들흔들거리는 커플같은 사람이 치하야쨩에게 말을 겁니다.
「만약 행복하……엣.」
노래 도중에 말을 걸려서인지 치하야쨩은 조금 언짢은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역시 치하야쨩답네요.
「저, 죄송해요. 저는 이런 노래밖에 못 불러서.」
「에～뭐야 그게. 재미없게. 그러니까 넌 그렇게 어두워보이는거야.」
「그래그래～그러니까 가슴도 납작하지～」
「……쿳」
치하야쨩은 꾸욱 주먹을 쥐고 참았습니다.
치하야쨩, 아직 가수를 포기하지 않았었구나…….
솔직하게 친구와의 재회를 기뻐하지 못하는건, 아이돌을 포기한 지금의 제가 캥기는게 있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저는 그런 치하야쨩을 그림자에 숨어서 멍하니 지켜봤습니다.
치하야쨩은 커플에게 잔뜩 이것저것 들은 후, 심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노래했습니다.
「파란~새~만약 행복이~」
어째서 파란새밖에 노래하지 않는거지. 저는 문득 궁금해졌어요.
분명히 치하야쨩이 제일 좋아하고 라이브때도 앵콜로 반드시 부르는 특별한 곡이지만 다른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건 아니예요. 그 중에는 밝은 곡도 있었고 함께 듀엣으로 노래한 적도 있어요.
그리곤 떠올렸습니다. 「파란 새」는 치하야쨩에게 있어서 프로듀서씨와의 소중한 약속의 노래였던것을.
치하야쨩은 프로듀서씨 생전에 이런 약속을 했어요. 「프로듀서씨, 저는 이 노래로 세계를 향해 날갯짓하려고 싶어요. 그러니까 저를 계속 응원해주세요.」
프로듀서씨는 방긋 웃으며 「좋아, 그럼 치하야가 세계 제일이 될때까지 내가 계속 곁에 있을께. 약속이야.」 라고하며 새끼 손가락을 내밀고 약속을 했어요.
저는 그 때, 옆에 있었는데 그 때의 치하야쨩의 미소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눈부셨어요.
「그 때의 약속을 아직 지키고 있구나…….」
프로듀서씨는 이미 죽었는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몇 미터 앞에있는 치하야쨩이 갑자기 흐려졌어요.
「어라. 눈이 나빠졌나. 이상하네…….」
「이봐！시끄럽다고！조용히해！」
「죄송해요. 죄송해요……」
치하야쨩은 무정한 야유에도 있는 힘껏 견디며 그 후도 계속 「파란 새」를 불렀습니다.
치하야쨩은 노래가 끝난 후에 깊에 머리를 숙이고 「여러분, 오늘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 했어요.
박수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멈춰서서 노래를 듣던 사람도 어느샌가 없어졌어요.
치하야쨩의 눈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길조차 주지않고 사라집니다.
저는 안절부절못해서 있는 힘껏 큰 소리가 나도록 박수를 치며 치하야쨩에게 다가갔어요.
「감사합니다！」
치하야쨩은 고개를 들고 그 때의, 프로듀서씨에게 보인 미소를 제게 향했어요.
「치하야쨩. 오랜만이야. 굉장히 좋았어…….」
「하……하루카…….」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버렸네.」
치하야쨩은 제게 등을 돌리며 눈 앞에 펼쳐진 스스로 만든 POP이나 CD를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지 않아.」
그래, 치하야쨩은 언제나 자제심이 강하고 무슨 일이든 전력을 다해 성심성의껏 하는 아이예요.
전에. 치하야쨩, 그렇게 신경을 쓰면 지쳐버린다구. 하고 말한 적이 있어요.
치하야쨩은 「고마워. 하지만 난 괜찮아. 노래하는게 내 행복이니까」 하고 웃었어요.
더는 아이돌이 아니라도 치하야쨩은 치하야쨩이네. 그런데 나는…….
골판지 상자에 쌓여있는 ＣＤ가 눈에 들어왔어요.
지금 뜯은것처럼 꽉꽉 쌓여있는 모습을 보니 아마 한 장도 안팔렸겠죠.
저는 그 중에 한 장을 손에 들어 보았습니다.
그 디자인은 빈말이라도 뛰어나다고는 못할정도로, 치하야쨩의 얼굴 사진과 이상한 폰트로 「파란 새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적혀있을 뿐이었어요.
이러면 팔릴리가 없잖아, 치하야쨩.
하지만 분명히, 기계를 잘 못다루는 치하야쨩이 익숙치못한 컴퓨터를 써서 필사적으로 만든거겠지…….
「한 장살께. 치하야쨩.」
저는 가장에서 지갑을 꺼내 안을 확인했어요. 응, 괜찮아. 얼마전 월급날이었으니까 어찌어찌 살 수 있어.
솔직히 지금은 시급이 적어서 큰일이지만 치하야쨩을 위해서라면.
치하야쨩은 놀란듯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렇겠지.
왜냐면 ７６５프로에서 낸 「파란 새」의 ＣＤ는 집에 몇십장이나 있는 내가 사는거니까. 이상하겠지.
도산할때 떠안은 대량의 ＣＤ재고는 우리들이 원한다면 원하는만큼 받을 수 있었어요.
「엣……그런……」
「괜찮아 괜찮아. 치하야쨩은 계속 계～～속 동료잖아！」
「고마워 하루카. 네가 내 ＣＤ를 사준 첫 손님이야…….」
치하야쨩의 눈엔 희미하게 눈물이 맺혔습니다. 저도 아마 그랬다고 생각해요.
「앗……」
「왜 그래？하루카？」
지폐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어떻하지. 이 돈 써버리면 돌아갈때 쓸 교통비가 없어.
「치하야쨩……미안해……」
「엣」
「나, 이걸 써버리면, 저기, 지하철이.」
「지하철？」
치하야쨩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고개를 푹 숙인채 중얼거려요.
만약에 마코토가 지금 나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루카！기운이 없잖아！우리들 퍼펙트 선이잖아！라면서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해주겠지.
만약에 이오리였다면. 얘, 왜 기죽어 있는거야. 너답지 않잖아. 나참～이라면서 이오리답게 말을 걸어주겠지.
마코토도 이오리도 뭘 하고 있을까. 만약 만난다면 치하야쨩은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어.
「하루카, 설마 돈이 없는거야？」
가볍게 현실도피르 하던 저는 치하야쨩의 목소리로 문득 현실로 돌아왔어요.
「……응.」
그 때의 비참한 기분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었습니다.
그 후엔 치하야쨩이 마음을 써줘서 ＣＤ를 공짜로 줬어요.
저는 몇번이고 미안해, 미안해하고 치하야쨩에게 계속 사과했어요.
치하야쨩은.
「괜찮아. 오랜만에 만날수도 있었고, 내 노래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어.
게다가 하루카는 내 파트너잖아？곤란할때는 서로 도와야지.」
그 치하야쨩의 모든 말이 제게 꽂혔어요.
오랜만의 재회가 이런 결과가 되어버린것과, 전 노래를 그만두고 규동가게의 짐 옮기는 알바를 한 것, 듀오를 결성했었던 치하야쨩에게 이렇게 신경을 쓰게한 것.
전 치하야쨩과 연락처를 교환한 후에 헤어졌어요.
한번도 웃지 못했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굉장히 기뻤을터인데.
치하야쨩은 그 후도 다른 장소에서 노상라이브를 하겠죠.
무거워보이는 짐을 비틀거리며 껴안고 밤의 어둠속으로 사라졌어요.
「편의점이라도 가자…….」
저는 가라앉은 기분으로 땅을 보며 걸었어요. 교통비 어디 안떨어져 있을까…….
기분전환으로 평소와는 다른 편의점에 가기로 했어요.
어떻게 할 수도 없을때는 이런 사소한 일이 즐겁기도 해요.
최근 편의점에서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되버린게 있어요.
잡지코너로 제일 처음 가서 월간지를 보는거예요.
라이벌이었던 사무소의 아이돌들은, 지금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톱아이돌이예요.
TV를 틀면 매일 그 모습을 볼 수 있고, 도시의 전광표지판에선 생기 넘치는 춤을 추고있어요.
혹시 나도 지금쯤은…….
그런걸 생각해봤자 소용없다는건 알고있지만 어떻게 해봐도 멈출 수 없어요.
잡지의 표지에 나온적은 없지만, 패션잡지의 작은 기사에 처음으로 제가 실렸던 때는 눈물이 나올정도로 기뻤어요. 그 날은 ７６５프로에서 가장 화려한 파티가 열려 모두가 하루카, 축하해하고 축하해줬어요.
그 기사는 지금도 제 책상에 붙여져있어요.
이제 이렇게 부러워하는건 그만두자.
저는 아직 18살. 아이돌이었던 꿈이 끝나버렸다고해서 미래가 없어진건 아니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잡지를 살며시 닫고 돌려놨어요.
하지만 분명히 저는 내일도 똑같은 짓을 하겠죠.
「배고프다.」
알바가 끝나고 점심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꼬르륵하고 울렸어요.
규동만 잔뜩먹어서 체중은 조금 늘었어요.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아이돌로서는 조금 위험한 숫자예요.
「다이어트중이지만 조금만 먹을까.」
예전은 아이돌로서 감량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하는 다이어트는 완전히 자기만족으로 뭘 먹어도 자유예요.
고래를 숙인채 계산대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점원한테 말했어요.
「카라아게군 주세요.」
*카라아게군:일본 편의점 로손의 유명 메뉴. 닭튀김입니다.
「……하루카」
침착한 목소리로 점원이 제 이름을 불렀어요.
이런 곳에서 제 이름을 불리는건 전혀 예상도 못해서 조금 놀랐어요.
팬인가. 그렇다면 사과하자.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는 더는 없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은 제 팬 앞에서 웃거나 악수를 할 수는 없어요.
「아……」
얼굴을 들자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있었어요.
트레이드 마크인 금속제 안경에 좌우로 뻗은 내린 갈색머리.
「카라아게군 레드가 아니라도 괜찮아？」
「리츠코씨……」
점원은 저와 함께 무대에 섰던 아이돌이자 뒤에서 항상 떠받쳐주던 사무원이자, 또 다른 한 명의 프로듀서였던.
아키즈키 리츠코씨였어요.
「리츠코씨……」
멍해있는 제게 리츠코씨는 나참, 하는 표정으로 한숨을 한번 쉬고.
「210엔입니다 손님.」
이라고 했어요. 저는 그제야 의식을 되찾은듯이
「아, 네. 죄송해요！」
하고 사과하며 동전을 황급히 꺼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얼빠진 저는 손이 미끄러져서 편의점에 잘 닦인 하얀 바닥에 돈을 흩뿌리고 말았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는 무릎을 구부리고 급히 흩뿌려진 동전을 긁어모았어요.
왜인지 최근엔 사과만 하는것 같아요.
「죄송해요！210엔이죠！죄송해요！」
알바할때 생긴 사과하는 버릇이 어떻게 해도 없어지지 않아요.
리츠코씨는 조금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이윽고 다 알아챈듯이
「미안해, 실은 공짜로 주고싶지만 점장이 그런거엔 좀 시끄러워서.」
라고 제 귓가에 다가와서 말했어요.
리츠코씨, 편의점 점원일을 하시는구나…….
나랑 같은 경우인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것 같아요.
「하루카, 앞으로 15분 47초있으면 근무 끝나니까 혹시 예정이 없다면 밖에서 기다려줄래？」
「에 아, 네. 알겠어요.」
1년만에 만난 리츠코씨는 여전히 똑부러져서 누가 보기에도 일처리가 뛰어난 여자로 볼 꺼예요.
가볍게 인사를 하고 편의점밖에서 따듯한 카라아게군을 먹으며 리츠코씨를 기다렸습니다.
「카라아게군 맛있다……맛있네……」
잠꼬대처럼 맛있어, 맛있어라고 하면서 입안에 잔뜩 넣었습니다.
날짜가 바뀔 즈음에 편의점 주차장에서 카라아게군을 먹고있는 여자아이가 신기한건가, 길을 건너는 커플이나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저를 흘낏보고 지나갑니다.
왠지 이 카라아게군은 조금 짜네요.
「하루카, 오랜만이네. 자, 수고했어.」
리츠코씨는 제 옆에 앉으며 차가운 캔커피를 제게 내밀었습니다.
「에、괜찮아요？」
「이건 일이 끝나고 내가 사적으로 산거니까 신경안써도 되.」
「감사합니다」
캔을 양손으로 감싸니 서늘해서 제 뜨거워진 몸을 식혀주었습니다.
「리츠코씨, 머리 원래대로 되돌리셨네요.」
「아ー 응. 이러면 나이에 상관없어보이고 게다가……」
커피의 풀톱을 열고 계속 말합니다.
「뭐어, 이젠 꾸미고 다닐 필요도 없고말야.」
그 때, 리츠코씨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습니다.
「저기, 조금 실례일지도 모르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응ー？뭔데？」
「리츠코씨는 어째서 편의점에서 일하세요？리츠코씨라면 더 좋은 직장이라도……」
「너는, 그런점은 전혀 안변했네.」
「죄, 죄송해요」
「뭐어, 그게 하루카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말야.」
리츠코씨는 그렇게 말하곤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역시 리츠코씨. 프로듀설서 저희들을 보신만큼 뭐든지 아시는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현제 상황을 깨달으신건지 제 생활에 대해선 한마디도 묻지 않으셨어요.
얼마전까지는
「아마미 하루카 17살입니다！꿈은 아이돌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예요！」
라고 가슴을 펴고 자기소개를 했었는데 지금은 무엇도 남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아요.
「뭐어, 이 편의점은 내가 아이돌 활동할때 이미지걸로써 기용된 일이 있었으니까말야.
이것저것 사정도 좋았고. 게다가, 지금은 준비기간. 앞으로 어떤 직종에서 일하던 자격이나 경험은 필요해지니까.」
평탄한 어조로 리츠코씨는 말해주셨어요. 하지만 그 순간, 제 얼굴이 갑자기 화악하고 붉어지는걸 느꼈습니다.
저는 목표도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을 뿐. 조금 전, 저와 같은 경우라고 생각했던게 부끄러워졌어요.
「저기, 좀 전에 치하야쨩을 만났어요」
절반정도 필사적으로, 되도록 들키지 않도록 화제르 바꿨습니다.
「또 갑작스런 얘기네……」
「들어주세요. 치하야쨩은 정말 굉장하게──」
그리고 저는 방금전의 일을 되도록 밝고 호의적으로, 아마미 하루카같이 전했습니다.
교통비가 없어서 ＣＤ를 살 수 없었던건 말하지 않았지만요.
「헤에～잘 하고 있잖아」
리츠코씨는 감탄했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다구요. 치하야쨩은 절대로……」
그렇게 말하다 중간에 그만뒀습니다. 그게 어느샌가 제 몸에 배고 말았어요.
유키호의 부정적인 사고같은게 아니라 어떤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예요.
「리츠코씨……지금 하고픈걸 찾고 계신거죠？」
「그렇긴한데, 지금 뭔가 안 좋은거 생각했지？」
「엣, 어째서요」
「눈을 보면 알아」
이런 별것아닌 대화가 갑자기 그립고 머나먼 것을 보는것 같았어요.
작년, 모두 함께 바다에 갔는데. 제가 바다에 빠질뻔했을때 제일 처음으로 달려와 준 것이 리츠코씨였어요.
그 때도 확실히 리츠코씨는 이렇게 말했어요.
「나참, 하루카는 정말 위험하다니까. 계～～속 보고있어서 다행이야」
「아,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그 날의 아마미 하루카는 순수하게 웃고 있었어요.
「저기, 저깃, 무모한 부탁인건 알아요！치하야쨩을 또 프로듀스해주세요！
치하야쨩은 저와 달라서 재능도 있고 열의도 있으니까！하지만 치하야쨩은 혼자서만 노력해서 주위가 보이지 않을때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리츠코씨가 곁에 있어주신다면 분명히 잘──」
「미안하지만 그건 무리야.」
마치 그렇게 말할줄 알고 있었다는듯이 말하자마자 제 말을 막았어요.
흥분해서 숨도 거칠어지고 눈에 눈물도 맺힌 저와는 대조적으로, 리츠코씨는 침착하고 냉정한 어조로 손가락을 3개 폈습니다.
「이유는 3가지 있어.」
리츠코씨는 느긋히 약지를 굽히고 말했습니다.
「첫번째로 자금이 없어」
「………」
너무 심각하고 가혹하고 현실적인 대답에 저는 열린 입을 닫지 못했어요.
「프로듀서일도 봉사활동이 아니니까. 나름대로 밑천이 필요해.
그런 큰 돈을 보잘것없는 20살의 카라아게군이나 튀기는 편의점 점원이 갖고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두번째인데」
이번엔 중지를 굽힙니다.
「우리들의 프로듀서가 과로사한건 꽤 소동을 일으켰어.
『１２명의 아이돌을 동시에 프로듀스하는 뛰어난 수완을 가진 프로듀서』라고 업계에선 꽤 유명인이었고말야.
그런 아이돌을 누가 적극적으로 쓰고싶다고 생각할까？나쁜 이미지를 지우는건 꽤 어려워」
「하지만……하지만……！」
제 외침은 더는 간절한 부탁이라기 보다 단순한 비통한 외침일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인데말야……. 사실 나는 한가지에 열심하기 쉬우니까 상황이 어려울수록 의욕이 생겨서 지금말한 2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리츠코씨는 검지손가락을 접고 꾸욱 주먹을 쥐었습니다.
「나는 말야, 이제 톱 프로듀서의 꿈은 포기했어.」
「……！」
「지금까지는 단순한 옛날이야기쯤 생각하면 되려나.」
왠지 그렇게 말하는 리츠코씨는 평소보다 작게 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경영가인건 알고있지？그런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라고, 나도 사업가를 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그런일이 있었잖아.」
평소는 강한 리츠코씨가 보이는 약함을 저는 알고 있었어요. 이런 점은 조금 치하야쨩하고 닮았어.
마시던 캔커피를 들이키며 리츠코씨는 중얼거리듯이 말을 이었습니다.
「그러니까말야, 난 모두에게 그런 슬픈 추억을 안게하는건 두번 다시 싫어.」
그제서야 저는 깨달았어요. 리츠코씨는 프로듀서씨와 가장 긴 시간을 함께 했다는걸.
사무원이기도 하며, 프로듀서였기도 한 리츠코씨는 2인3각으로 서로를 도와가며 걸어왔음이 틀림없어요.
그러니 그런 리츠코씨는 분명 누구보다도 가장 프로듀서씨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있는거겠죠.
리츠코씨의 커다란 눈동자에서 커다란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습니다.
「아ー정말ー, 나답지않네. 감상적은 기분 들게하지 말라고.」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 리츠코씨가 그저 슬프게만 보였습니다.
「도움이 못되서 미안. 그렇게 됐으니까. 아, 그리고 때로는 연락 좀 해.」
일어선 리츠코씨의 눈에는 이미 눈물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자, 너무 늦었잖아. 미성년자는 빨리 돌아가야지.」
리츠코씨는 반 강제로 제 등을 떠밉니다.
분명히 리츠코씨는 내가 간 후에, 혼자서 또 조금 울겠죠.
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인건 알지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게 있어요.
그만두는게 좋은데 그만 말해버리고 말아요. 리츠코씨가 본다면 이것도 제 좋은 점이려나.
「거짓말이죠」
「엣」
저를 떠미는 손의 힘이 약해지는게 등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프로듀서를 그만둔다니, 그거 거짓말이죠. 사실은 계속 하고싶죠.」
「……」
한밤중의 주차장에 침묵이 흘렀습니다.
제겐 리츠코씨의 마음이 아플정도로 이해됐어요.
실은 아이돌을 하고싶지만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현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바라는 추억속의 나날들.
「……」
등 뒤에 있어서 리츠코씨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상론을 떠들어봐도 어쩔 수 없잖아. ７６５프로는 이제 없고 프로듀서도 없어.
무엇보다, 모두들 뿔뿔히 흩어졌고……. 지금와서 새로운 아이들이랑 사이좋게 하라고 해도……」
「──주실래요」
저는 빙글하고 반바퀴 돌아, 리츠코씨의 정면에 섭니다.
다행이다. 이번엔 안넘어졌어. 여기서 넘어져버리면 꼴사납겠죠. 프로듀서씨.
저, 조금 용기를 내서 노력해보려고해요.
「하루카？」
「제가, 만약 모두를 설득한다면 또 프로듀서가 되어 주실래요！！！」
「하아, 다녀왔습니다.」
캄캄한 방에서 한숨 한번.
엄마랑 아빠는 벌써 자는 모양이예요.
집에 돌아왔을땐 시계바늘은 벌써 1시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쥐어뜯듯이 리본을 풀고 심플한 하얀 쟈켓과 분홍 셔츠를 바닥에 벗어버리고……
「아아아아 해버렸어 해버렸다구！어째서 그런걸 말해버린거지！」
침대에 뛰어들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힘껏 몸부림쳤어요.
절대로 무리라고. 그 때는 나도 조금 분위기에 흘러넘어갔다고할까. 나같은건 어디든지 있는 남들과 아무것도 다를것없는 프리터고. 애초에 내가 리츠코씨한테 잘난듯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아이돌로서의 노력도 지금은 뭣도 안하고 아ー정말 왓호이！
속옷차림으로 뒹굴거리고있는 제게는 더 이상 아이돌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날뛰니까 조금은 진정이 됐어요.
누운채로 천천히 방금전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리츠코씨는 멍하니 계셨어요.
마치 석상처럼 경직되버린 리츠코씨.
만약 카메라가 있었다면 촬영하고 싶을정도로…….
「저, 저기……」
왠지 참을수가 없어서 쓴 웃음을 지으며 리츠코씨에게 말을 걸었어요.
그러니 갑자기 봇물이 터진듯이 리츠코씨는 배를 움켜잡고 웃기 시작했어요.
「하루카, 너 최고야ー！전혀 맥락도 없고 지리멸렬하잖아！」
「아니 저기……」
당환한 저는 상관없다는듯이 한바탕 웃은 후에 깊에 한번 숨을 쉬고 말했습니다.
「하루카, 너 핸드폰 바꿨지？」
갑작스럽게 화제가 전환되어서 조금 놀랐지만 진정하고 대답했어요.
「네. 넘어져서 물에 빠뜨려버려서……데이터도 전부 지워졌어요」
「그러니까 연락이 안되지. 그래서, 어떻게 지금부터 모두랑 연락할껀데？」
「아……」
아무 생각도 않고 말한 제가 또 점점 부끄러워졌어요.
「자, 이거」
리츠코씨는 작은 가방에서 1장의 종이를 꺼내 제게 쥐어주셨어요.
「전화번호랑 주소, 모두 적혀있어. 아, 악용하면 안되.」
「리츠코씨……」
그 후에 리츠코씨와 역까지 함께 돌아갔어요.
결국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헤어질 때 하루카는 ７６５프로의 모두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리츠코씨는 그렇게 말하고 개찰구를 빠져나갔어요.
왠지 저, 조금 기운이 났어요.
「……블로그 갱신이라도 하자」
노트북앞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브라우저를 킵니다.
컴퓨터의 조작법은 코토리씨한테 배워서 인터넷을 쓰는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됐어요.
익숙한 손놀림으로 즐겨찾기에서 제 블로그 페이지를 엽니다.
그리고……
여러분！오늘은 갱신이 늦어져서 죄송해요！
오늘은 놀랍게도 키사라기 치하야씨와 아키즈키 리츠코씨와 만났습니다！
오디션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만나서 정말 놀랐어요☆
금방 사이좋은 셋으로 돌아가서 그만 이야기에 열중해 버렸어요.
이번 오디션은 자신있어요！여러분, 앞으로도 아마미 하루카를 응원해주세요ー.
다 쓴 후에 깊게 한숨이 새어나왔어요. 이마에 손을 대고 자기혐오에 빠집니다.
네. 인터넷에선 아직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를 연기하고 있어요.
현역이었을때는 갱신한 순간에 벌써 코멘트가 몇개나 달려있어서
아아, 또 한사람 한사람에게 대답하는게 힘들겠네, 같은걸 생각하며 웃었지만요.
지금은 완전히 한적해서 「하루카쨩은 하면 되는 아이 응원단」의 팬분들이 ２～３명정도 종종 써주실 뿐이예요.
아니면 코멘트가 달렸다고 생각했더니 어딘가의 이상한 사이트 선전이거나.
하지만, 그래도 응원해주시는게 기뻐서 그만 여러분이 기뻐해주실 거짓말을 해버려요.
오늘은 이만 잘까나. 샤워 안했지만 뭐 괜찮으려나.
전기를 끄고 저는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죄, 죄송해요！지각했습니다！」
「하루카쨩！빨리 홀 들어가！오늘은 휴일이라서 바쁘니까말야？！」
「죄송해요！자, 손님, 3곱빼기예요！3곱빼기！」
「그런건 안해도 되니까！」
「죄송해요. 버릇때문에.」
다음 날은 이른 아침부터 알바라서 크게 지각해버렸어요.
안그래도 눈치보이는데 지각까지 해버리면 점원인 저를 보는 얼굴이 험해지는것도 무리없어요.
열심히 노력하면 어떻게든 되, 라고 생각하는데다 프로듀서씨한테도
「하루카의 밝고 열심히 노력하는점이 나는 좋아」라고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걸 계속 기억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시 안맞는걸까하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프로듀서씨…….
「얘, 일하는중에 왜 우는거야？울고싶은건 나라고！」
「죄송해요！어서오세요ー！」
이 날 알바는 2번 넘어지고 주문 실수를 한번하고 어떻게든 끝났어요.
「그럼 수고하셨습니다！먼저 가보겠습니다！」
오늘 알바는 점심쯤 끝났습니다.
딱히 앞으로 아무 예정도 없어요. 스케쥴 메모장을 열어보지만 당연한듯이 새하얘요.
고등학생 시절은 아이돌 활동이 바뻤으니까 ７６５프로 이외의 친한 친구는 없어요.
아뇨, 있긴 있었는데 졸업후에 왠지 껄끄러워져서 소원해져 버렸어요.
역 앞에 가봤지만 치하야쨩은 없었어요/
「당연하겠지……」
나는 대체 뭘 기대하고 있는거지. 몸이 지치면 마음도 우울해져버려요.
「안되, 안되！ 하루카！기운 내야지！」
어제 리츠코씨와의 일을 기억해 내고 억지로 기운을 냅니다.
「……어라？」
문득 멀리 기억에 있는 모습을 찾았어요.
저 예쁜 파란 머리에 숏컷, 하나의 뿔처럼 솟은 특유의 헤어스타일…….
잘못봤을리가 없어요.
저는 그 멀리 보이는 실루엣을 향해 걸어갑니다.
「어머어머～곤란하네～」
그 사람은 이리저리 헤메며 같은 길을 오거나 가거나 해요.
역시. 느긋한 말투에 함께 샤워했을때 조금 부러웠던 글래머러스한 스타일.
저는 말을 걸기전에 가볍게 심호흡을 했어요.
치하야쨩이나 리츠코씨때는 너무 갑작스러웠지만 지금은 괜찮아. 제대로 웃을 수 있어.
있는 힘껏 미소를 지으며
「아즈사씨」
그 사람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즈사씨는 여전 느긋한 페이스로 제 쪽으로 뒤돌아 서셨어요.
그리곤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곤 눈을 깜빡힌 후에 이윽고
「어머～하루카쨩이잖아～안녕（*오하요우）～」
「안녕이라니 벌써 점심인데요……」
마치 아즈사씨는 어제도 만난 것 같이 느긋히 인사를 해주셨어요.
어쩌면 아직 아즈사씨속에서는 1년의 날짜같은건 매우 사소한걸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런 아무것도 변하지않은 아즈사씨가 왠지 굉장히 그립고 굉장히 기뻐서
그만 자연스럽게 웃음이 피어나요.
아아, 어쩐지 오랜만에 평소처럼 웃을 수 있었어요.
「하루카쨩～나 또 길을 잃어버렸어～」
「후훗, 어디에 가시려고요？아즈사씨」
이 시간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제 가슴이 따듯해져 옵니다.
조금 의지하기엔 부족하지만, 가장 연상의 누나로써 저희들의 무드메이커가 되주시는 아즈사씨.
정말, 정말 만나서 다행이다.
「하루카쨩은 이 근처 길을 잘 아는구나～」
「네, 뭐든지 물어봐주세요！」
「어머ー믿음직하네～」
「후훗」
「에에～７６５프로의 사무소는 어딜까～」
「……엣」
「일이 있는데 늦어버려～」
그 순간, 제 마음이 한순간에 얼어붙었어요.
아즈사씨는, 정말 그 날 이후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아즈사씨……！」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려는걸 이를 악물고 참습니다.
어제 치하야쨩은 어떤 심한 말을 들어도 필사적으로 노래했어요.
리츠코씨는 사실은 괴로운데도, 제 앞에선 착실한 리츠코씨 모습 그대로였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선 제가 힘내야 할 차례인거예요.
「７６５프로는……７６５프로는……」
말이 목에서 잘 나오질 않아요.
「이젠 어디에도 없어요……！」
다행이다. 어떻게 해도 아즈사씨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눈을 감아버렸지만, 제대로 말했다.
「어머ー그러면 일을 못하겠네～. 오늘은 현장에 직접 가야하는걸까～」
「……웃」
가슴 깊은곳이 꾸욱 조이는 느낌이 멈추지 않아요.
만약 치하야쨩이 역에 있어준다면…….
그런걸 생각해버리는 몹쓸 저예요.
「프로듀서씨가 없으면 사무소에 갈 수 없겠네～」
볼에 손을 대고 조금 머리를 기울이는건 아즈사씨의 버릇이예요.
아즈사씨는 여전히 타고난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아요.
좀 전까지는 그게 무엇보다 안심감을 가져다 주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어요.
「들어주세요！７６５프로도 프로듀서씨도 이젠 없어요！
부탁이니까……받아들여주세요！」
갑자기 큰소리를 내버린 저를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봅니다.
아이돌은 남에게 보여지는게 일이니까, 같은 웃을 수 없는 농담이 떠올라요.
「……하루카쨩」
아스팔드를 노려보던 제 머리위로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무소로 가는 도중에 말야, 큰 언덕길이 있잖아.」
「……」
「거길 올라가면 항상 말야.」
「……」
「프로듀서씨가 그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야～나도 참～안되겠네～」
아즈사씨는 프로듀서씨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이미 인정하고 있었어요.
「하루카쨩, 지금 혹시 한가할까～」
「……」
「함께 가줬으면하는 장소가 있어.」
「……네」
안되겠네, 나.
리츠코씨 앞에선 그렇게 허세를 부렸는데 지금은 그저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참는 것 밖에 할 수 없어요.
아즈사씨의 몇걸음 뒤에서 딱 붙어서 가는 곳도 듣지 않은 장소에 향했어요.
전철을 몸을 수십분간 흔들려, 개찰구를 나와, 좁은 골목길을 작은 보폭으로 걸어가요.
평소엔 미아가 되기 일쑤인 아즈사씨지만, 이 때만큼은 복잡한 길을 한번도 틀리지 않았어요.
「저기, 설마.」
「우후후……」
역에서 내렸을 때부터 예상은 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저와 이곳에……？
돌계단을 벗어난 곳에선 도시에선 흔하지 않은 잡목림이 무성한 경치가 펼쳐졌어요.
역시 여긴……
「프로듀서씨의 무덤……」
무덤 앞에는 아직 놓은지 얼마 안된 새 꽃이 잔뜩 놓여져 있었어요.
「어머, 이 꽃은 미키쨩이네～」
「엣, 미키가 여기？」
「그래～. 지금도 자주 봐～매일 이 새빨간 장미를 두고가는거야～
공물에 가시있는 꽃은 별로 좋지 않다고 하는데 말야～」
미키가 최근 여기 오고있어……. 그걸 안 저는 조금 기뻐졌어요.
아직 미키는 프로듀서씨를 잊지 않았어. 만나려고 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
「그리고 타카네쨩하고도 종종 만나지～」
그 이름을 듣고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치만 타카네씨는…….
「프로듀서씨 건강하시나요～. 오늘은 하루카쨩이 함께 와줬어요～」
아즈사씨는 무덤 앞에 앉아 웃으며 살짝 합장을 합니다.
정말～아즈사씨 건강할리 없잖아요！그렇게 태클을 걸려다 그만뒀어요.
농담이라기엔 전혀 웃을 수 없으니까요.
제가 여기 오는건 반년만이예요.
그건 프로듀서씨를 향한 마음이 옅어져서가 아니라,
이 우두커니 서있는 무덤을 보면 프로듀서씨는 죽었다는걸
무엇보다 실감해버려서 괴로워지니까예요.
「저기, 어째서 저와 이곳에？」
좀 전의 의문을 아즈사씨에게 말합니다.
가능한한 평정을 유지해보이려하지만 어떻게 해도 말투가 딱딱해져 버려요.
「프로듀서씨～일어나주세요～」
저를 무시하는듯이 아즈사씨는 무덤을 향해 말을 겁니다.
「하루카쨩이 슬퍼하잖아요～. 이런 착한 아이를 슬프게 하다니 너무하세요～」
「아즈사씨……」
안되, 역시 아즈사씨는 이상해져 버렸구나…….
「……실은말야」
「엣」
아즈사씨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습니다.
「나도 알고있어. 프로듀서씨는 이젠 두번다시 만날 수 없다고」
「아즈사씨……」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
산들바람이 나무들은 흔듭니다. 도시에선 희귀하게 매미가 울고 있었어요.
잠시 시간이 지나고 아즈사씨가 평소같은 느긋한 어투로 느긋히 말하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자세히 기억하고 있어～. 그래, 그건 오늘처럼 굉장히 더운 날이었지～」
「……」
저는 그저 가만히 듣고 있었어요.
「전날은 쉬는날이라서, 난 토모미랑 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로듀서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어.
아즈사씨！해냈어요！다른 아이돌이 캔슬되서 갑작스럽지만 내일 일이 생겼어요！하고말야～.
오랜만에 생긴 일이었으니까, 그걸 들었을땐 기뻤지～. 그러면, 내일 사무소로 갈께요 하고 대답했더니.
아뇨 아즈사씨, 내일은 시간이 없으니까 현장으로 직접 가요！만나는 장소는, 그렇지 그 커다란 언덕길 앞에 차를 세워놓을께요！
시간은 아침 8시！라고 프로듀서씨가 빠르게 말하니까 기억하기 힘들었었지～
그 날 밤은 평소보다 빨리 자서 약속 장소에 빨리 도착했지만, 8시에 되도 계속 기다려도 프로듀서씨는 오지 않으니까.
어머어머～이상하네～내가 또 착각해버린걸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토나시씨한테 전화가 걸려와서.
그래서 처음으로 프로듀서씨가 병원에 실려갔다는걸 알았어～.
그러니까말야～매주 토요일이되면, 알고있어도 아무래도 저 언덕 위에 프로듀서씨의 차를 찾게되는거야～나도 참 큰일이네～」
떠올렸습니다. 그, 프로듀서씨가 쓰러진 날은 아즈사씨의 방송 수록일이었단 것을.
「하지만, 오늘 하루카쨩과 만나서 왠지 이러면 안된다고 깨달았어～」
「……우우」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강하게 다짐했었지만, 저는 아무래도 오열을 멈추지 못했어요.
「저, 어머니가 소개해준 남성분과 중매결혼하려고 생각해요～
운명의 사람과 만날 순 없었지만 프로듀서씨, 응원해주시겠어요～？」
「아……아즈사씨……」
저는 그 후도 계속 「아즈사씨」 하고 그저 반복할 뿐이었어요.
아즈사씨 파트 끝.
「다녀왔습니다」
빨갛게 부은 눈을 부모님께 보이기 싫어서 거실을 빠르게 지나쳐 방문을 닫았습니다.
「지쳤다……」
묶은 리본을 풀고 침대에 파묻히니 바로 문이 천천히 열렸습니다.
「엣 누구……가 아니라 하루카. 어서 오렴」
「엄마, 노크정돈 해달라고！」
「어머 나도 참, 깜빡했어. 하루카, 최근들어 지쳐보이는데 괜찮아？」
「응, 고마워.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그래, 하루카는 옛날부터 위태위태해보이니까 걱정이 끊이질 않아. 돈은 괜찮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취직도 안하고 프리터 생활을 하고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서,
적어도 돈에 대해서만큼은 신경안쓰게하려고 용돈은 안받고 있어요. 조금이지만 송금도 하고 있어요.
「괜찮아, 괜찮아！」
「그렇다면 괜찮겠지만. 아이돌 오디션은 결국──」
「나중에 할테니까！」
아픈 곳을 찔린 저는 반 강제로 엄마를 방에서 쫓아냈습니다.
「아ー정말ー뭐하는거지」
역시 모두를 설득하는건 나한텐 무리려나.
그만 포기해버릴까.
그런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을 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습니다.
「햐앗」
착신음에 놀라 일어나 당황해서 화면을 확인하니──
「아, 치하야쨩이다」
그러고보니 연락처를 교환했었지. 무슨 일일까.
뭐어, 예전엔 아무 일도 없을때나 그저 「잘 자」 라고 하기위해 걸기도 했었지만.
「여보세요？」
『하루카？』
수화기너머로 치하야쨩의 목소리가 전해져옵니다.
『얼마전엔 느긋히 대화할 수 없어서 미안해.』
「아냐. 치하야쨩 바빠보였으니까」
치하야쨩은 평소엔 그렇게 감정을 보이지 않는 아이지만 왠지 지금은 목소리가 들떠보였습니다.
『리츠코씨한테 들었어.……고마워. 기뻤어』
「엣, 아냐아냐……」
『하루카를 응원할께. 내게 가능한게 있으면 뭐든지 할테니까』
「엣 그런！내 멋대로 벌인 일이니까」
『무슨 소리야, 하루카는 내 파트너잖아？곤란할땐 서로 도와야지』
어딘가에서 들은듯한 말을 또 들었습니다.
점점 마음이 풀려가는 이 느낌. 고마워 치하야쨩.
그 후로도 우리들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잔뜩 대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몇일 후, 저는 지금 리츠코씨의 메모를 한 손에 들고 어떤 가게를 찾고 있어요.
「응ー, 지도라면 이 부근에 있을텐데. 이상하네ー」
중얼거리며 익숙하지 않은 길을 서성입니다.
리츠코씨가 직접 그린 지도는 그다지 자세하지 써 있지 않아서 오히려 알기 어려워요.
초상화에 「여기！」 라고 자ㅣㄴ만만하게 마킹해놔도…….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물어봐도.
「음ー 그런 가게는 들은적이 없는데」
라고 듣기만 해요.
「아ー！정말！」
이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골목을 샅샅이 뒤집니다.
도중에 이상한 클럽이나 장수풍뎅이 요리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경쓰이지만 무시해요. 막다른곳에 부딪히면 또 다른곳으로 다른곳으로.
그걸 몇번이고 반복하니 찾던 가게의 간판이 보였습니다.
「혹시……이거？」
눈 앞에는 갈라진 간판에 비뚤어진 손글씨로 「펫샵」하고 당당히 쓰여져 있었습니다.
「시, 실례합니다～……」
되도록 소리가 안나게 신중히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전 손님인데도 왜인지 적지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예요.
안은 의외로 넓고 몇갠가 철장속에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동물이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우우……가능한 빨리 돌아가고 싶어.
도중에 원숭이나 뱀에게 위협받으면서도 안에 보이는 카운터에 신문을 읽고있는 아저씨를 향해, 아마미 하루카 나아갑니다.
이렇게 긴장한건 첫 무대라이브때 팬 여러분 앞에 나오기 전말곤 처음인것같아요.
그 때는 넘어져버려서 치하야쨩의 의상을 있는 힘껏 내려버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잘도 화해했구나 하고 생각해요. 나중에 규동 할인권이라도 줘야지.
「저, 저기～여기서 가나하 히비키쨩이 일한다고 들었는데요……」
신문을 읽던 무서운 얼굴의 아저씨가 저를 오른쪽 대각선 ４５°도 각도로 노려봅니다.
그 압력에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났어요. 도와줘 치하야쨩～！
「저, 저기……히비키쨩……」
약간 눈에 눈물이 맺혔지만 한번 더 묻습니다.
여기서 물러나 버린다면 오늘 온 의미가 없어요.
저를 물건을 살펴보는듯이 손끝에서 머리의 리본까지 훑어본 다음,
귀찮은듯이 일어나서 이윽고
「히비키쨩, 손님이야～. 왠지 평범한 여자아이가 왔어～」
하고 점내로 들어가버립니다.
제 심장의 고동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어요.
어떻하지. 만약, 만약에 히비키쨩이 여기서 심한 일을 당하기라도 했다면.
그 기운찬 미소가 두번 다시는 볼 수 없다면…….
「혹시 하루카야？！」
아, 아무래도 기우였던 모양이예요. 가게 안에서 들리는 큰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뚜벅뚜벅 발소리가 저를 향해 가까워지기 시작했어요.
「하루카～！오랜만이야～！」
히비키쨩이 속도를 전혀 떨어뜨리지 않고 일직선으로 저를 향해 왔어요.
「엣……잠깐 기다──」
「쿠후웃！」
이 탄환라이너는 너무도 강렬했어요.
히비키쨩은 제 배에 있는 힘껏 태클하고 그대로 둘이 함께 바닥에 쓰러졌어요.
「나, 굉장히 만나고 싶었다고～！건강히 지냈어～？」
히비키쨩은 그대로 제 가슴 위에 볼을 비비고 있었던……느낌이 들어요.
「하루카？왜 그래？」
히비키쨩은 제 볼을 툭툭 쳤……던것 같아요. 나중에 들은 말로는.
「하루카？！이봐, 하루카아아아아아아아ー！！！」
제 시야는 깜깜하게 되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3년후──
치하야「하루카가 죽고 벌써 3년이나 흘렀네」
아즈사「내 아기를 하루카쨩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
리츠코「우리들은 어떻게든 톱 아이돌이 되었지만, 하루카는 더는 없네」
히비키「하루카……어째서……」
타카네「제가, 좀 더 빨리 하루카를 만났다면 이런 일은……」
4명의 시선의 앞엔, 프로듀서의 묘석 옆에 「아마미 하루카」라고 적힌 젓가락이 하나 지면에 꽃혀 있었다.
「……핫！」
의식을 되찾은 제 옆엔 히비키쨩이 걱정되어 보이는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하루카 미안. 괜찮아？」
「응, 왠지 굉장히 무서운 꿈을 꿨어……」
저와 히비키쨩은 동물의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는 휴게실로 이동했어요.
파이프 의자에 앉아 조금 진정한 후에 이윽고 대화를 시작했어요.
「히비키쨩은 여기서 계속 일하고 있었구나」
「응, 점장은 저렇게 보여도 굉장히 좋은 사람이고. 동물들에게 둘러쌓여서 굉장히 즐거워！」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웃는 히비키쨩의 발밑엔 강아지가 다가왔습니다.
「나는 여기 동물들을 전부 보살피고 이름도 전부 붙여줬다고」
아무래도 이 가게는 매니아에겐 조금 유명한 가게라 다른곳에선 볼 수 없는 희귀한 동물도 있는 모양이예요.
히비키쨩은 이곳의 마스코트걸로 아저씨도 굉장히 귀여워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가, 히비키쨩.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다」
「응！나는 완벽하니까！그런데……」
「하루카는 지금 뭐해？」
「엣……」
지금까지 모두가 신경써줘서 묻지 않았던 것도 히비키쨩은 직접적으로 묻습니다.
뭐 하는거지, 나.
무언가 ＲＰＧ게임처럼 동료를 모으는 규동가게의 알바생？
「저기, 그게 말야.」
「？」
그저 솔직하게 말하기만 하면 되는데 그만 머뭇거리고 말아요.
「저기, 프리터……같은거……아하하」
「……」
히비키쨩은 눈을 깜빡거립니다.
어떻하지. 비웃음당하려나.
「그런가！하루카도 일 열심히 하고 있구나！좋아, 나도 질 수 없지」
그랬어요. 저는 히비키쨩이 겉과 속이 같은 점이 매우 좋았어요.
아즈사씨때엔 말할 수 없던 말, 지금이라도 말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저는 꾸욱 주먹을 쥐고 조금 전 히비키쨩에게 지지않을 정도로 외쳤습니다.
「히비키쨩！나랑 또 함께 아이돌을 목표로 노력하자！」
「응, 좋아」
만약 거절당해도 이번은 절대로──
………으에엣？！즉답？！
「하지만 이 가게는 계속 다닐꺼야」
「정말로 괜찮은거야, 조금 더 생각해 보는게 좋다고？！」
「어찌 되겠지ー. 나, ７６５프로의 모두가 정말 좋아.
또 모두와 만나고싶다고 생각했어.」
히비키쨩은 아무 근심도 없는듯이 만면의 미소를 제게 보였습니다.
「아자ー！」
「오오, 하루카！미소가 눈부셔」
지금까지의 고난이 어딘가로 전부 날아간 것 처럼,
저는 프로듀서씨에게 칭찬받은 그 날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그럼, 또 금방 연락할께ー！」
「하루카 또 보자ー！」
손을 흔드는 히비키쨩의 주위에는 점점 히비키쨩의 몸을 덮을 정도로 크고 작은 여러 동물이 몰려왔어요.
「다녀왔습니다아ー！」
거실에 있는 부모님을 향해 기운 가득한 인사를 합니다.
아빠와 엄마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납니다.
「……하루카 또 뭔가 있었나？」
「……글쎄」
제 등 뒤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어요.
방에 돌아가자마자 치하야쨩과 리츠코씨에게 전화해서,
블로그에도 글을 적었어요.
「아마미 하루카는 하면 되는 아이 응원단」의 여러분！안녕하세요！
오늘은 가나하 히비키쨩이 일하는 펫샵에 다녀왔습니다☆
굉장히 좋은 가게니까 여러분도 꼭 들러주세요. 주소는 나중에 올릴께요！
아이돌데뷰는 이제 눈 앞이예요！앞으로도 아마미 하루카를 응원해주세요.
그 날 밤에는 바로 코멘트가 달렸어요.
하루카쨩을 위해서라면 펫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잔뜩 소개할께, 라네요.
저는 그 날, 베개에서 히죽대면서 잠들었습니다.
히비키쨩과 만나고 몇일이 지났습니다.
「어서오세요ー！참 맛있죠, 규동.」
「하루카쨩！오늘은 더욱 발랄하네ー」
그 날은 자주 오시는 손님한테도, 그리고 조금 무서운 점장님한테도 웃는 얼굴로 칭찬받았어요.
빨리 돌아가서 오랜만에 취미인 과자만들기를 했습니다.
「응, 완벽해. 맛있다～」
스스로 만든 쵸콜렛 케잌을 입안 가득 넣고 몸을 휘청거리며 저녁 뉴스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
『쥬피터 충격의 해산！』
헤에ー뭐,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그러면 다음 뉴스입니다. 법률이 저촉하는 동물을 밀수하여 판매한,
시내의 펫샵이 검거되어 종업원이 체포──』
케잌을 먹으려던 손이 딱 멈춥니다.
브라운관엔 제가 얼마 전에 갔었던 히비키쨩의 가게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쵸콜렛 케잌이 바닥에 떨어져 철퍽하는 소리에 부엌에 울려퍼집니다.
「여보세요……히비키쨩？」
『……하루카야？』
전화너머라도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얼마전 만났을 때완 마치 다른 사람같은,
너무도 초췌한 목소리였습니다.
『나, 몰랐다곤 하지만 나쁜 짓을 돕고 있었어.』
「미안해, 내가……」
『왜 사과해？하루카는 아무것도 나쁘지않잖아？』
「……」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은 구에서 보호되.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다른 펫샵에서
거둬갈 사람이 없으면 처분되는것 같아』
「……」
『나는 괜찮아. 하지만, 하지만 동물들은 아무것도 나쁘지 않잖아？！
우아……우아아아아아！！！』
히비키쨩의 울음소리가 제 귓가에서 울려퍼졌어요.
히비키 파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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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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