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인데.. 웃자 안 가도 되니까 그냥 한번 읽어줘
그리고 축하한다고 한마디씩만 해주라
난 표면적으로는 늘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생일인데 심란해
지금의 나는 참 능력 없어보여
분명히 잘될거라 생각하지만 매일매일이 걱정으로 가득차있어
나는 일하면서 제대로 칼퇴를 해본적이 없어
늘 초과근무 초과근무..
미용업계가 그래
일주일에 이틀 쉬거나 하루 쉬어
그리고 8시간 급여를 받고..
식사시간 포함 9시간 근무, 식대는 한달 5만원 가량..
=22일 근무한다고 치면 하루 2,200원정도 식사인거지
청소는 근무가 아니라며 30분 일찍 출근=9시간 30분
아침 교육한다며 2시간 일찍 출근=11시간 30분
저녁 교육한다며 2시간 늦게 퇴근=13시간 30분
늦손님 있으면=15시간 넘게
최장 20시간도 일해봤다..
어떤 날은 휴무인데도 직장 나와서 연습해야 해
일하는만큼 추가급여 있을텐데 뭐가 불만이냐고?
그런거 없어
이렇게 20시간 가까이 일해도 늘 하루 8시간 급여만 받았어
팁 같은거 안 받냐고?
팁 많이 받지도 못할 뿐더러..
그게 내 돈인가.. 다 다른 사람 주머니로 들어가지..
그렇게 일하고 월급 벌어도 교육비로 수십만원씩 빠져나가서..
퇴근하면서 고작 3천원 하는 타코야끼를 바라만 볼때도 있어
법적으로 직장에서 쓰이는 업무에 관한 교육들은 근무시간 중에 하게 되어있는데, 늘 내 돈 내고 휴무 빼가면서 교육 받았었지
여러 곳에서 일했는데, 심한 곳은 주6일 근무에
하루 기본 근무시간만 11시간 30분 잡고..
교육한다며 근무시간 앞뒤로 +4시간.. 더 있기도 했어
그리고 한달에 68만원 받았지..
그래서 너무 피곤해서 쉬는 날에는 놀지도 못하고 잠만 잤어
차라리 잘됐다 싶을때도 있어
어차피 돈도 없는데.. 자는건 그래도 돈 안 드니까
그렇게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 없으니..
연락되던 친구들도 다 끊길만 하지?
생일을 축하해주는 친구가 없어..
평소에는 생일인지도 모르고 살다보면, 주변 사람들이 내 생일을 알려줬는데..
이번엔 내가 생일인걸 왜 알아버렸을까..
미용실들 어떻게 됐냐고?
신고하면 누가 신고하는건지 밝혀야 된대.
근데 누가 신고했는지 밝히면 이 업계에서 나는 매장되잖아?
피해를 입을까봐, 익명 신고라는게 있길래 익명신고 때렸지
근데 고용노동부에 분명 익명 신고라는 절차가 있음에도,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않고 절차적인 것만 하고 갔어
익명 신고면 제대로 증언을 받아낼 수 없대나 뭐래나..
고용노동부도 웃긴게 신고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신고가 있는건데, 익명신고로는 우리의 권리를 전혀 지켜낼 수가 없어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제도냐고..
미용 업계 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도 문제인게..
"힘들게 쉬는 시간 없이 배워야 성공한다!" 라는 인식을 이제 막 들어온 신입들한테 세뇌교육을 시켜
그리고 신입들도 자기들이 노예교육 받는 것도 모르고, 관리자 편을 들어ㅋㅋ
"이렇게 안하면 성공 못해요!! 급여 못 받아도 이렇게 해야죠!!"
과장 아니고 진짜 마인드가 이래..
익명신고를 했는데, 경고밖에 못한대..
이름을 안 밝혀서.
진짜 경고만 하고 가더라.
그것도 며칠 전부터 "저희 거기 갈게요^^"하고 통보를 해
직원 한명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이미 관리자랑 다 짜고 치는거라, 그 직원은 정해진 멘트만 하더라.
평소 나한테는 그렇게 일하기 힘들다고 욕해놓고
"무서워서 말 못하고 시키는 대로 했어요ㅋㅋ 그리고 그렇게 해야 성공하죠" 하는데 진짜 세뇌 잘됐다 싶었어
근데 이렇게 노동법이 지켜지지 않는데, 어떻게 늘 미용업계는 걸리지 않고 살아남는지 모르겠어
나처럼 아래였던 사람들 "후배들은 더 편해져야죠"라고 말하면서, 진짜 후배 편하게 해주는 사람 본 적 없고, 나중엔 다들 하나같이 "나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살더라
그냥.. 그냥 하소연해봤어
나도 정상적으로 출퇴근했었더라면, 나도 쉴 시간이 충분하고 여유가 있었더라면, 법이 제대로 힘을 발휘했더라면
일년에 하루 있는 오늘
조금 더 많은 축하를 받지 않았을까 하고
나야 인생 감질나게 사느라 고생했다
생일 축하한다
앞으로는 조금만 덜 고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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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닝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