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버스의 유리창에 곱슬한 머리를 기댄 채 일터로 향한다. 덜컹이는 버스의 진동을 이겨보려고 목에 힘을 주어 창문을 밀어보지만, 오히려 더 세게 머리를 부딪힐 뿐이다.
한강대교의 남쪽 끝, 유명한 대학교 근처의 편의점에서 일한 지 보름이다. 밤 9시 반, 01번 마을버스가 대학병원 정문 앞에 비상등을 켜고 멈춘다. 압축공기가 빠지는 소리와 함께 버스에서 내린다. 도로의 오른쪽으로 난 인도를 따라 느긋한 걸음을 옮긴다. 병원 뒤 담벼락에서 간호사 몰래 군것질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는 환자복의 무리를 지나고, 마치 주차 차단봉 기계 옆에 숨은 듯이 서있는 장례식장 간판을 거쳐, 부설초등학교의 교문을 지날 즈음에 어느덧 익숙해진 편의점이 시야에 들어온다. 계산대에 서있는 전 근무자의 뒷모습이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보인다. 편의점을 사이에 두고 왼쪽으로는 이차선 도로가, 오른쪽으로는 달동네로 향하는 골목길이 나있다. 밤 동안 편의점의 불빛은 두 길의 경계를 알리는 등대의 역할을 한다. 편의점의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