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달려온 은기는 이제 텅 비어버린 외진 곳에서 오직 자신의 숨소리와 뛰는 발소리만이 흩어지는 걸 알았다. 공기가 차가운지 코가 시큰거렸다.
지금 자신이 어디쯤 있는 건지 가늠하려 주위를 돌아봤지만 널찍한 대로변과 갓길에 세워진 승용차와 산업용 대형차들, 바퀴 달린 건설장비들을 내리쬐고 있는 가로등 불빛 가득한 이곳은 그저 황량하기만 했다.
시체의 숨결처럼 오싹하고 불길한 바람이 거리에 불어왔다.
은기는 달리느라, 혹은 민수 때문에 잠시 잊었던 두려움이 다시금 끓어올랐다. 급히 부푸는 긴장감 때문에 뭔가를 게워내고 싶어질 정도였다.
낮에 거리에서 만원을 주고 산 손목시계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시각은 잘 맞춰놓았지만, 은기는 싸구려 시계가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괜찮아. 진정하자.”
은기의 혼잣말은 아직 거친 숨결에 휘몰아치며 또렷하게 거리에 퍼졌다. 누가 들었을까 봐 주변을 살피는데 대로의 끝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