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과거로부터 도망치는 이, 죄인인가
남들보다 조금 늦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 기상 시간은 오후 4시 가량, 오전 8시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과는 사뭇 달랐다. 8시간 정도 하루를 늦게 살아간다지만, 나는 16시간 정도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는 표현을 쓴다. 덕분에 어두운 하늘 아래,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느끼곤한다.
한파가 점점 심해졌다. 아늑한 집안에서도 시린 기운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날 꼭 안아주던 이불 속, 이제는 늪이 되어버려 날 놓아주지 않고있었다. 앞으로의 시간을 포근함에 맡기려 했으나, 가게 오픈에 차질이 생길 것만 같아 곧장 일어났다. 눈이 얕게 깔리던 날도 찰나였고 어느새 사람의 자취가 없는 곳에는 새하얀 것이 신발을 타고 들어오려 끊임없이 시도했다. 양말이 젖는다면 서있는 하루 종일이 불쾌할 것이기에, 최대한 발자국이 남아있는 곳을 밟으며 걸었다.
다행하게도 가게에 도착했을 때, 양말이 흥건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평소와 다른 것 없이 지나칠 사람들을 위해, 여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