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딸 100일 후기.

20년 4월 4일 ~ 7월 14일, 딱 100일 버텼다.

효능에 대해 말하자면

금딸 한다고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나는 금딸하면 인생이 바뀔지 알고 금딸을 시작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근데 금딸을 하는 삶이, 딸중독의 삶보다는 낫다 확실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점 써보면



1.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독이라는게 결국, 현실을 못살고 환상 속에서 자위하며 산다는 건데.
일단 금딸을 결심하는 것 자체가, 환상보다 현실을 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딸중독의 삶을 살때, 포르노가 언제 땡겼냐면,

정말 성욕때문에 끌리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 이성관계가 잘 안 풀릴 때나 원하는 일이 잘 안풀릴 때, 어떤 좌절감에 빠졌을 때 보게되는 경우가 많다.

중독이라는게 다 그렇듯이, 결국 현실도피성으로 포르노를 보게 되고, 자극적인걸 보는건데

그걸 안하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현실의 나를 바꾸려고 노력하게 된다.

< -- > 근데 반대로 말하면 , 나 스스로에 대한 초라함, 열등감, 허무감 이런거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고통을 겪게 된다.



2. 포르노 말고 다른 재밌는 즐길거리를 찾게 된다.


나는 일단 굉장히 내성적이고, 집돌이이고, 집에서 컴퓨터하고 유튜브나 영상 보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제일 재밌고 신나는 영상컨텐츠, 자극적인 컨텐츠는 포르노였다.

포르노가 제일 재밌는데, 뭐하러 인간관계하고, 뭐하러 취미생활하고, 뭐하러 자기개발을 하겠어.

포르노를 보면 되는데.

이성관계도 마찬가지고. 포르노를 보면 이성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데 뭐하러 이성관계를 위해 노력을 하겠어.
（지금 쓰면서 드는 생각인데, 나는 정말 찐중독이었던것 같아 이정도면）



근데 포르노를 안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재밌는, 건전한 즐길거리를 찾게 되더라.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걸 조금 더 즐기게되고 （왜냐면 포르노가 채워주던 커다란 자극이 없어졌으니까, 다른 자극으로나마 채워야하거든）

취미생활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고 .

사람이 그래도 조금은 더 밝아졌다는 게 나 스스로도 조금 느껴질 정도.


금딸 한다고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성관계를 위해 노력하게 되더라.

운동하고, 옷사고, 어떻게 하면 나를 조금 더 꾸밀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고.

근데 금딸하기 전에도 여자친구는 없었고 100일 하고도 여자친구는 없다.

어쨋든, 성욕을 계속 참고 풀지를 못하니까, 그 에너지가 일상생활에 어떻게든 표현이 되는 느낌.



3. 감정기복이 없어진다.

100일차에 딱 자위했는데,（이것도 포르노는 안보고 자위했다）

100일이 끝나서 그런지, 나는 뭔가 허무하고 허탈했다.

그리고 조금 우울과 불안이 몰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꼭 100일이 끝나서 그런것만이 아니라,

옛날에도 그렇게 자위를 하고 나면, 뭔가 우울하고 허탈하고 허무하고 그랬던 기억이 확실히 있다.

이런걸 현자타임이라고 부르나.

근데 일단 자위를 안하면 그런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전보다 마음이 안정되고
오히려 우울한 기분이 없어서 걱정될 정도（그 전까지 항상 우울한 마음이 깔려있었어서）

슬픔을 '하' , 기쁨을 '상'이라고 하면
기분이 항상 '중상'을 유지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안 좋았던 점? 힘든 점을 써보면

1. 계속해서 참는 느낌이 든다.


이거는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뭔가를 참는 느낌이 계속 들고, 뭔가 계속 불만족인 상태인데 .

그렇다고 주변사람들한테 짜증을 내는 불만족은 아닌데 어쨋든 계속 참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기분 상태가 '중' 이 제일 좋은 것같은데

계속 '중상'을 유지하다 보니, 기분이 계속 어느 정도 업된 상태이다보니

뭔가 객관적이고 냉철한 생각이 잘 안드는 느낌..


2. 계속 해서 업된 상태


이거는 위에서 말한거 그냥 또 쓰는건데.

오히려 우울이나 슬픔이나 그런게 없고, 기분이 계속 좋으니까

앞날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고민이나 계획을 진지하게 하는 태도가 좀 줄어든 느낌이다.




3. 몰려오는 허무감


이거는 내가 '금딸하면 내 인생이 바뀔거야!' 정도로 기대해서 드는 감정인거 같은데

한 30일까지는 내가 30일을 버텼다는 감격에, 계속해서 업되있는 상태라면

1달 후부터는 '금딸해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구나'를 느낌으로 점차 깨닫게 된다.

그럼 딸을 참고는 있지만 '어차피 인생 안 바뀌는데 왜 참고 있지'란 생각이 들면서 허무해진다.



4. 참기가 그냥 힘듬


보던 야동 끊기 힘들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유혹이 많이 된다.

나는 참으려고 집에서 혼자 소리지르거나, 운동하고 그랬음



이상 어려웠던 점은 이 정도까지.



유튜브나 넷에서 금딸효능에 대해서 갑론을박 얘기들이 많은데

내가 100일 목표로 잡고 성공했던 이유는,
오히려 금딸효능에 대해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중학교 때부터 20대 후반이 될때까지 딸만치면서 살았는데

한 3개월 정도 야동안보고, 딸안치고 한다고 해도, 어디 건강에 크게 이상이 갈것같지는 않았거든.

그래서 '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따위, 쳐야하는 이유따위 생각하지 말고 일단 100일 참아보자'

이런 마음으로 하니까, 100일은 버틸 수 있었던 것같음.

근데 100일 되니까 바로 헐레벌떡 화장실로 갔지.. 허무하게도 ..



결론으로 내가 알게된건,

1 금딸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인간관계나, 일에 대한 문제는
인간관계의 영역에서, 일의 영역에서 노력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금딸 한다고 다른 분야의 성취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나는 기대를 좀 많이 했었어서 ㅎㅎ

금딸은 그냥 어떤 노력의 한 분야（?）인거지.


2. 뭔가 성취하려면 오랜 시간 투자 해야한다.

포르노라는게 그렇잖아. 아무런 노력 안하고, 이쁜 여자랑 자는 느낌을 주는게 포르노잖아.
아무런 노력없이 얻는 성과지

근데 현실에서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만한 책임감도 있어야되고, 노력도 있어야되고.
좌절스럽게도, 항상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내가 원했던것에 아주 조그마한 부분이라도 얻을 수 있더라고.


3. 그래도 금딸하는게 조금은 더 낫다.

일단 중독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거,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고,
나는 뭔가 목표가 있는게 좋더라고.

마치 군대 전역일 기다리는 것처럼, 100일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것도 나쁘지 않았어.

뭔가를 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안하는게 목표니까 큰 노력이 들지도 않고.

안 우울하고 덜피곤하고 에너지가 있다는건 정말 큰 장점인거 같아.

내가 부족한 부분에 조금 더 노력해서. 금딸로 만든 에너지로 정말 내 인생을 바꾸고 싶다.




이상 나름의 100일 후기야.

이제 150일 노려보려고 하고 있어. 끝나는 날은 딱 크리스마스.


우리 익명의 서로 모르는 인터넷 사람들이지만
아무도 내가 100일 도전하고 있었다는걸 몰랐겠지만

그래도 100일 참느라 고생했다고 추천 한 번씩만 눌러줄래? ㅠㅠ
그러면 정말 나한테 큰 보상이 될 것 같아.

나 이거 어디 자랑할데도 없거든 ㅠㅠ

그럼 다들 사느라 힘내고, 많이 부족한 부분들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자.
화이팅, 읽어준 사람들 모두 고맙고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