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1 15: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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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면일단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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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사법이 한국 특유의 정서를 잘 녹여내서 그럼.
우선 '아이고~'로 시작되는 추임새부터 ㅈㄴ 정겨움.
왜냐하면 이 '아이고~'의 경우, 상대방의 노고에 대한 우려와 격려가 잘 녹아든 추임새라 그럼.
뭐 예를 들면,
'아이고~ 공부하느라 힘들지?'
'아이고~ 회사 일 하느라 고생 많지?'
'아이고~ 잠을 잘 못 자서 어떡해. 괜찮겠어?'
이런 식으로 '아이고~'만 들어도 내가 고생하는 걸 상대가 알아주는 느낌. 격려하는 느낌이 확 다가옴.
그런데 그 뒤에 붙은 말이 '우리'임.
보통 어떤 명사 앞에 '우리'가 붙는 경우는 그 명사에 애정을 가지는 경우가 많음.
우리 애기, 우리 강아지, 우리 공주님, 우리 나라. 이런 식으로.
이것도 공동체 의식이 기본으로 탑재된 한국 특유의 정겨운 정서라 할 수 있음
보통 자신의 나라를 지칭할 때 '내 나라'라고 하지, '우리 나라'라고 하진 않으니까.
그런데 또 웃긴 게 그 뒤에 붙은 게 '강프로'임.
비슷한 개념으로 '강사장', '강선생'이 있는데, 이것도 한국 특유의 정서라 할 수 있음.
별 것 아닌 호칭으로 상대를 높여 불러주는 거.
이게 정말 별것 아닌 거 같은데, 막상 저런 호칭 붙여서 불러주면 기분 좋음.
그런데 여기서 또 강프로에 그치지 않고 바로 한국식 인사 박아버림.
바로 밥은 먹었냐고 묻는 거.
이것도 한국 특유의 인사법이라 할 수 있음.
그 어떤 관계든지 간에 밥으로 인사를 많이 함.
뭐 예를 들면
"다음에 밥 한번 같이 먹자."
"어 왔나. 밥은?"
"애들은 자? 당신 밥은?"
"밥은 잘 챙겨 먹고?"
"밥은 먹고 다니나."
"다음에 식사 한번 제대로 대접해드릴게요."
"정 고마우면 담에 밥 한 끼 사주던지."
"뭐하나 아직 밥도 안 처묵고"
"사장이 처돌았나 밥도 안 맥이고 직원 굴리네"
"어유 무슨 살을 뺀다고 그려~ 밥은 잘 챙겨 묵고 다녀~"
이런 게 있는데, 이거 외에도 수도 없이 많음.
그런데 박해수 배우는 한국 특유의 밥 먹었어? 인사를 하는데, 용언을 또 기깔나게 꾸밈.
진지는 많이 잡수셨어요?
식사는 많이 드셨어요?
밥은 많이 먹었어?
이걸 한데 섞어버림
식사는 많이 잡쉈어? 라는 어이없는 문장이 탄생해버림
근데 이게 또 친근감을 표시하면서도 은근히 상대를 높여주는 거라, 기분이 좋음.
동시에 친하면서도 적당히 거리가 있는 관계인 게 확 드러남.
ㅈㄴ 친한 척 하는 데 비즈니스적으로만 엮인 이해관계인 게 보이는 거지
암튼 그런 특유의 정서가 "아이고~ 우리 강프로, 식사는 많이 잡쉈어?"에 다 함축되어 있음
아마 이런 기깔나는 대사의 맛은 한국 사람 아니면 느끼기 어려울 거임.
더빙이나 자막 수준이 아무리 높아졌다 한들 이건 한국 특유의 갬성이 녹은 대사니까.
같은 맥락으로 '아 ㅅ발! 기훈이 형!'
이것도 한국 사람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사인데, 이것까지 설명하기엔 글이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음
박해수 배우가 이런 대사를 정말 기깔나게 잘 소화하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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