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꼬박 새웠다.
한유진, 아니, 이제는 이지은이 된 그녀는 뜬 눈으로 낡은 옥탑방의 천장을 바라봤다. 어젯밤의 충격과 혼란은 차가운 분노와 뒤섞여, 기이할 정도로 맑은 정신을 만들어냈다.
'잠을 잘 때가 아니야.'
그녀는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몸의 주인이 아니라는 이질감. 어깨와 허리의 뻐근함은, 분명 과로에 시달려온 이지은의 것이었다. 유진은 어색하게 팔을 주무르며, 이 고단한 삶의 무게를 실감했다.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했다. 거울에 비친 낯선 얼굴, 수압이 약해 졸졸 나오는 수돗물, 향기라고는 없는 싸구려 비누. 그녀가 살던 세상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 들자, 배경화면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배신당하기 전의 자신과 이지은의 모습이 보였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 나눴던 대화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 모든 비극이 시작되기 전, 자신과 지은의 우정이 가장 빛나던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