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엔 집이 너무나도 넓다. 문 하나를 둔, 작은방과 거실. 걸어서 몇 걸음이면 이곳을 전부 돌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넓다. 방에서 거실이 전부 보이지만, 내 시선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 공허한 공기, 끔찍하게 고요한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하다.
이 넓은 집에서 들리는 것은 내 숨소리뿐이다. 책을 넘기는 소리, 설거지 소리, 의자를 끄는 소리와 힘없는 발걸음마저 내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창밖에서 들리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와 누군가의 고함, 윗집에서 울리는 말소리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핸드폰 액정 너머의 세계에는 감히 내가 다가갈 수 없이 생기가 넘쳐 바라보는 것이 힘겹다. 내가 있는 세상은 너무나 조용한데. 아주 사소한 소음마저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그곳에는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있었다.
그 시간이 괴로우면서도 그런데도 굳이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깥 세상이 멈추는 순간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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