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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번 차한슬 후보자 사무실. 가장 안쪽, 테이블의 좁은 쪽, 그러니까 가장 상석을 차지한 것은 그녀였다.
2017학년도 천상대학교 수석 입학 - 컴퓨터공학과 차한슬. 학번 2017000001. 몇 안 되는 연예인 입학생을 제외하면, 이번 년도 신입생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바로 그녀일 것이다.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사글사글하게 대하던 그녀가 오늘은 가만히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반대편, 그녀에게서 가장 멀리, 출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자리에 그가 앉아 있었다. 같은 컴퓨터공학과 학생, 박지훈. 학번 2017666999. 누가 봐도 반할 것 같은 한슬을 보기도 싫다는 듯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천장까지 쌓여 있는 만화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쳐다보지도 않은 채 시간이 달팽이처럼 흘러간다.
5분쯤 지나고 나서야 마침내 깊은 정적을 깨고 문이 열렸다.
"여긴 정말 살벌해서 적응이 안 되네. 너희들 분위기 좀 풀고 지내면 안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