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B-612
어느새 연말의 끝이 보이는 크리스마스가 왔다. 휴일에도 마냥 쉴 수는 없었기에, 일을 끝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아직은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은 터라, 도로에 고작 조금 깔리는 정도였다. 가끔 함박눈이 이렇게 올 때면, 문득 옛 생각이 들어 향수에 잠기고는 했다. 추억에 잠기며 사는 것은 분명히 내 머리속에 남아있지만, 잡히지 않는 허상과도 같았다. 어릴 때는 눈이 오면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었다. 따뜻한 털장갑을 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눈이 녹으면서 장갑에 스며들어 손을 시리게 만들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 축축한 장갑을 벗어보면 봉숭아 물을 든 것처럼 빨갛게 얼어버린 손이 따뜻한 공기를 만나 찌릿 거리고는 했다. 그렇게 동상 직전까지 놀아도 너무 열심히 몰두한 탓일까, 춥다는 감정은 일절 없었다. 아련한 과거 회상에 빠지면서 큰길로 나왔더니,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여러 연인들이 모여 커다란 트리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