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익-.
낡은 나무 문이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주막 안을 채우던 소음이 일순간 진공처럼 사라졌다. 문틀 사이로 들이닥친 것은 찬 바람뿐만이 아니었다. 비릿하고 역겨운, 그러나 전장의 사내들에게는 지독히도 익숙한 혈향(血香)이었다.
"......"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로 쏠렸다. 전쟁터에서 굴러먹다 온 듯 헤진 갑옷을 입은 낯선 무관 하나. 그리고 그 옆에 선, 붉은 가사를 입은 거구의 승려. 승려의 한 손에는 거대한 육환장이, 다른 한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왜군의 머리통이 들려 있었다.
조선의 주막은 대전쟁 시절의 참호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썩은 짚단 냄새, 절망에 찌든 땀 냄새, 그리고 미래가 없는 자들이 내뱉는 탁한 한숨이 바닥에 진창처럼 깔려 있었다. 이곳의 사내들 역시 쉰내 나는 보리밥 덩어리보다, 시큼한 막걸리 한 사발에 영혼을 의탁하고 있었다.
우리는 구석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탁자 위에 놓인 탁한 액체.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 이 텁텁한 술은 서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