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의 복구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억척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거대한 슬픔에 주저앉아 곡을 하기보다, 일단 오늘 하루를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이들의 거친 손발을 기계처럼 움직이게 만들었다.
질기디질긴 생명력. 그것이 내가 이 땅의 민초들에게서 발견한 가장 무서운 무기였다.
오후 무렵, 나는 간만에 성내 한구석에 다시 문을 연 주막의 낡은 평상에 앉아 뚝배기를 기울이고 있었다.
보글보글-
뜨겁게 달궈진 뚝배기 안에서 끓어오르는 진한 돼지 뼈 육수. 그 안에는 투박하게 썰어낸 조선의 순대와 쫄깃한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평범한 조선의 국밥이 아니었다. 지난 전투간 순무마켓에서 꺼낸 짭짤하고 기름진 독일식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를 숭텅숭텅 썰어 넣고, 거기에 매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팍팍 풀어 끓여낸 정체불명의 혼종 요리였다.
"후루룩...! 크으, 시주. 이 진득하고 매콤한 국물 맛이 아주 일품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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