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에 잔칫날을 예상케 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마을 한복판에는 사람들이 원을 그린 채 모여 있고 원의 가운데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무당이 서 있다.
“이것이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이 입었던 옷이여!”
날카로운 눈매에 짙은 화장으로 인해 귀신보다 더 무서워 보이는 무당이 나무에 칼을 겨누며 입술을 살짝 문다.
“자- 어이 시작하자고”
무당이 하늘을 향해 칼을 들어 올리자, 악사들이 일체 호흡을 가다듬고 연주를 시작한다.
가운데에 선 무당은 부채를 편 채로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하이고- 저게 뭐하는 거야.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아-씨! 그딴 말 할 거면 그냥 집으로 꺼져! 부정 타니까!”
“그냥 나무를 베어버리라니까, 무당 굿 준비한다고 며칠 기다린 사이 죽어간 사람이 몇 인데요!”
“엄마, 그냥 내버려둬요……. 마을사람들한테는 지금 저 무당이 예수님보다도 높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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