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보이는 매화나무와 티테이블, 의자 두개 위치가 이전에는 반대였다 서로

샷시 교체가 얼마 전 끝나서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요즘 샷시는 손잡이가 있고,

그 손잡이 내부에 잠금장치가 있어서 닫으면 잠기는 형식이다.

왼쪽 테라스 문이 더 크기 때문에 매화나무가 왼쪽으로 가면 이쁘겠다 싶어서 싹 다 끄집어 내고

하나하나 옮기려고 했다.

근데 난 병신이었다. 토픽이나 웃대에서 이런 에피소드들 보면 크�� 븅신닝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갇히는 거야 대체 했었는데, 내가 그 병신이었다.

다 끄집어내고 의자랑 테이블은 반대편 문으로 가서 들이려고 왼쪽 문을 닫았다.

아 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진짜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오른쪽 문을 열어 놓고 닫았어야 했다.

나는 병신이었다. 아차 싶었을 땐 이미 문이 열리지 않았다. 오른쪽 문 너머로 가면 안방으로 통하는 샷시 문이 또 있다.

물론 거기도 교체 하였기 때문에 잠겨 있었다. 내 뇌도 같이 잠긴 것 처럼 시벌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

심지어 핸드폰은 쇼파 위에 던져놨었다. 태어난 지 한달도 안 된 좆냥이 달식이가 열어주길 바랬지만 이샛기는

분유 처맥여놨더니 부엌에서 산책하고 있더라. 시부럴 독거노인들 고독사하면 이런 심정일까 싶더라 시부럴 진짜.

형 집 가도 됨? 하고 묻던 동생에게 토욜날 올 거 아니냐며 걍 집으로 가라고 했던 나는 참 병신 같은 형이었다.

동생에게 모범이 될 수 없는 하찮은 형이었다. 동생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겨를 도 없이 테라스 문을 열었다.

시벌 5층 높더라. 김성모 형님의 양팔 엑스반도 낙하법을 할까 했지만, 난 강건마가 아니잖아 시벌...

그 와중에 모기 들어 올까봐 방충망은 잽싸게 닫았다. 내일 출근 못하겠네 개꿀 시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가 진짜 울고 싶더라. 난 왜 여기 있는가. 오늘 밥은 왜 처먹었는가...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테라스 문을 열고 눈 부릅 뜨고 내다 봤다. 라식으로 좌우 시력 1.0 / 1.1인 나에게 안 보이는 것은 없다.

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푸들이랑 산책하는 아저씨가 보이더라.

다짜고짜 선생님!!!!!!!!!!!!!!!!!!!!!! 사장님!!!!!!!!!!!!!!!! 선생님!!!!!!!!!!!!!!!!!!!!! 불렀더니 두리번 거리더라

5층입니다!!!!!!!!!!!!!!!!!!! 하니까 고갤 드시더라. 내 아바탄가 싶었다.

죄송한데 제가 베란다에 갇혔어요!!!!!!!!!!!!!!!!!! 살려주세요!!!!!!!!!!!!!!!!!!!!!! 꺼내 주세요!!!!!!!!!!!!!!!!! 했더니

현관 비번 알려달라더라. 그래서 알려드렸다. 근데 비번 3번 틀리시더라.

3번 틀리면 한 5분 정도 터치 안된다. 아저씨 당황해서 다시 내려왔더라. 이거 왜 터치가 안되냐 물으시더라.

비번 중에 11이 있는데 12로 들으셨더라. 잊고 있던 포병숫자로 다시 말씀 드렸다. 공하나둘!!!!!!!!!!!!XX!!!!!!!!!!이요!!!!!!!!!!!!! 별도 누르셔요~!!!!!!!!

하니까 그제서야 들어와서 열어 주시더라. 처음 보는 푸들 쓰다듬으면서 미안하다. 형이 니 산책을 방해했다 ㅠㅠ 미안하다 ㅠㅠㅠ

하고 아저씨한테 혼자 사는 독거청년이라 드릴게 없는데 ㅠㅠ 이거라도 드세요 ㅠㅠ 하고 냉장고에서

하늘보리 하나 꺼내 드렸다. 알고보니 우리 동 입주민 회장이시더라.

그렇게 탈출 하자마자 달식이 껴안고 멍 때렸다. 이 샛기는 놔라 이 멍청한 샛기야 하고 바둥바둥 하는 것 같아서

분유 다시 맥이고 지금 재웠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러이러 했다니까 옆에 엄마 친구들이 웃으시더라. 엄마 뭐라 이거? 스피커 폰이라? 물으니

오야 재밌을 것 같아서 엄마 직장 이모들이랑 카페에 왔다가 서피커 폰으로 돌렸어~ 하시더라.

오늘 부로 엄마 아들 안할랍니다. 하고 끊었다.

인생이 무상이다 진짜.

아빠 보고 싶다 갑자기

요약

1. 작성자 병신

2. 그래서 베란다 갇힘

3. 산책하던 동 회장 아저씨 덕분에 탈출 성공함.

4. 막짤은 탈출 하자마자 너 이새끼 아빠가 갇혔는데 산책만 해? 하고 혼내니까 뭔 이런 병신이...하는 듯한
표정으로 사진 찍은 김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