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13: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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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해도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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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후 후첨 스프를 넣고 섞은 모습 물 500미리에 4분. 정확한 레시피대로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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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지가 쓸데없이 고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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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는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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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첨스프는 하얀 사골스런 분말과 건조파가 들어있다. 청양고추도 들어있다고 한다.
삼양라면 1963
삼양라면 1963의 출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삼양은 일븐으로부터 라면 기계를 들여오고 일본 묘조식품으로 부터 라면 생산기술을 배워와서 대한민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한다. 대한민국 인스턴트 라면의 개척자이며 종가인 삼양의 자부심은 컸으리라,
그러나 후발주자인 롯데공업주식회사의 추격 . 그리고 시장 지배력에서 밀려나가며 농심으로 개명한 롯데공업주식회사에 라면시장의 1위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후 터진 이른바 '공업용 우지파동' 사건은 삼양에게 있어서는 심대한 타격을 입혔고 8년의 긴 소송끝에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시장은 이미 식물성 팜유를 쓴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농심이 장악한지 오래였다.
사건당시 검찰총장이던 김기춘이 이후 농심의 비상임 법률자문으로 매월 1천만원에 달하는 월급을 받는등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어 온 정황이 있었고, 무죄로 판결난 이 사건에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이로인해 배후가 농심이였을거라는 음모론도 있었다. 진실은 확인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이후 삼양은 오랜동안 고전을 면치못하다 약 10년전 불닭볶음면으로 다시 살아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우지파동후 36년. 무죄하였으나 죄인아닌 죄인이된 선대회장의 큰 한을 풀기라도 하려는듯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1963'이라는 의미심장한 이름의 라면을 우지파동이 발생했던 11월 3일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출시하게 된다.
그 의도가 무엇이건 대중은 서사를 좋아하고 버터와 마가린처럼 식물성 기름이 꼭 좋은 것은 아니며 식물성 기름보다는 동물성 기름이 더 맛있고 몸에도 덜 해롭다는 인식과 맞물리며 여기에 우지라면에 대한 추억과 향수까지 불러일으키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 떠나서 가장 중요한건 맛과 가격이다. 하림이 미식라면을 출시하며 프리미엄을 선언, 라면의 고급화를 지향하고 건강한 라면으로 포장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 무슨 라면을 먹겠는가? 라면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맛있어서 먹는 음식이고 간단히 한 끼를 떼우는 음식이며 가난한 이들의 배를 채워주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랳기에 신라면 블랙의 출시때에도 거센 가격저항과 소비저항이 있었던, 라면은 특히나 가격에 아주아주 민감한 식품이다.
삼양식품 1963은 그런 점에서 선대회장이 중요시 여겼던 가치를 놓쳤다고 본다. 개당 1500원 단가의 고오급 포장지를 쓰는 프리미엄 라면보다는 조금더 값을 내린 좀더 대중적이고 친 서민적인 가격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뭐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건 맛이다. 삼양라면 1963은 라면의 맛과 포지션을 보면 신라면 블랙을 타겟으로 잡은듯 보인다. 후첨스프를 넣기 전에 국물맛을 잠깐 봤을땐 다소 평범하달까? 하지만 후첨스프를 넣으면 매운맛이 올라가며 국물이 진하고 한결 묵직해진다.
면을 먹고나면 첫맛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목넘김 후에 묘하게 소기름 맛이 존재감을 뽐낸다. 묘하게 크리미한 느낌도 나면서 김치가 필요해진다. 나는 보통 김치 없이도 라면을 잘 즐기는데 이건 꼭 김치가 있어야 맛이 더 산다.
그리고 찬밥을 부른다. 이건 밥을 말아먹어야 제맛이다. 국밥처럼 한그릇 뚝딱 하고 나니 땀이 흐른다. 얼큰하다. 날카로운 칼칼함이 아니라 지긋이 묵직한 얼큰함이다. 맛은 있다. 신라면 블랙과 비슷하다는 평을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많이 더 맛있다,
같은 값이면 나라면 신라면 블랙을 먹을 바엔 삼양라면 1963을 먹겠다. 하지만 할인을 제법 한다면 신라면 블랙을 집게 되겠지만 말이다.
총평 : 세일할때 쟁여두고 싶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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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라면이 조금 부서져서 부스러기를 먹어봤는데 고소하고 바삭한게 정말 맛있었다. 어릴때 먹었던 맛이 이맛이였을까?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부숴먹었던걸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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