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과 마약 사이 - 마리화나 [45] |
작성 2020-12-18 16:44:55
ⓞ 추천
ⓤ 단축URL
|
45
29,808
쿠퍼스글랜드
|
1. 들어가며
마리한화, 대마초, 카나비스, 위드, 떨 등등 부르는 명칭도 다양한 마리화나는 강한 향정신성 효과도 가지는 한편으론 의료목적의 효과 역시 가지고 있어. 마리화나의 핵심물질인 카나비노이드 때문이야. 카나비노이드는 종-속-과-목-강-문-계로 생물을 분류하는거랑 똑같이 카테고리한 항목 이름인데 마리화나에는 적어도 100개 이상의 효과가 다른 카나비노이드들이 함유되어 있어. 담배처럼 니코틴만 딸랑 있는게 아니지. 카나비노이드의 함유량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마약이 될수도 있고 의료품이 될 수 있어. 마리화나의 카나비노이드 중 가장 대표적인 녀석은 THC와 CBD인데 THC는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고 CBD는 관절염에 효과가 좋지. 그런데 THC는 인체의 항상성을 깨트리는 효과가 크게 나타내. 이게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분류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야. 오늘은 마리화나가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한번 알아볼께.
2.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79KB
 |
38KB
|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체내에서 합성되는 호르몬이야. 모르핀-엔돌핀의 관계처럼 THC-엔도카나비노이드도 똑같은 관계지. 둘은 효과가 거의 같다고 보면 돼. 엔도카나비노이드의 분비는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 몸의 신호전달 속도를 줄이는거야. 호르몬은 반대호르몬의 분비로 상반된 효과가 서로 상쇄되는 길항작용으로 뭄의 균형을 맞춘다고 했지. 그러다가 두개의 호르몬 모두를 점차 줄여나가는데 이때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돼.
55KB
|
호르몬은 '분비-수용체 자극-재흡수'의 과정을 거쳐. 마약류는 재흡수용 트랜스포터를 막아 시냅스에 도파민을 가득 채웠었지.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분비 트랜스포터를 막아 시냅스에 더이상 호르몬이 분비되지 못하게 하는거야. 길항관계의 호르몬들의 분비를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억제해 종국적으로 안정을 찾게 해주는 것이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중요한 역할이지.
3. 둔감과 환각
0.2MB
|
엔도카나비노이드는 항상성유지를 목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에 억제효과를 적정히 조절하지. 그런데 THC는 아예 신호를 차단해버려. 그것도 우리 몸의 광범위한 신호를 차단해버리지. 그래서 마리화나 사용자들의 반응이 느려지는거야. 우리는 눈으로 보고 사물의 정체가 뭔지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그런데 눈으로 본 정보의 전달에 대한 판단이 느려지는거야. 저번에 부산에서였나 마리화나 사용한 운전자가 빨간신호에도 그냥 직진해버려 크게 사고친게 뉴스에 나왔었었지. 보통은 빨간신호를 보고 즉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지만, 신호전달이 느려 판단이 빨리 안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안밟는거야.
|
LSD 편에서 시각영역의 기능을 훔쳐 우리가 환각을 본다고 했었지. 뇌의 시각영역은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시각정보들을 편집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든다고 했었어. 그런데 시각영역의 신호전달이 차단되면 편집기능들의 속도에 문제가 생기겠지. 떨림보정 1초, 윤곽조정 1초, 촛점맞추기 1초 등등이 동시에 이뤄져서 완전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1초, 2초, 3초 제각각 다른 속도로 되거나 일부 정보가 누락되어버리면 위의 사진처럼 시야가 엉망이되거나 환각을 보게 되겠지.
4. 도파민 분비
0.3MB
|
0.2MB
|
마리화나는 엄연히 마약류인데 도파민 얘기가 빠지면 섭하겠지. 마리화나의 신호차단 효과는 전신의 활동을 늦춰 사람을 나른하게 해. 마리화나의 주요한 효과는 스트레스 신호억제, 통증신호억제, 그리고 'GABA'를 일부 억제해. GABA 억제는 어디서 많이 봤었지. 헤로인이야. 헤로인이 했던 것처럼 GABA 분비를 억제해 통증신호가 뇌로 가는 것을 막는 한편, 도파민 분비를 막지 못해 쾌감신호가 전달되는거야. 도파민의 분비는 곧 마리화나에 중독되는 효과를 낳겠지. 물론 헤로인처럼 사람 맛탱이가게 하는 정도까진 아니야. 어디까지나 GABA의 일부의 발목을 잡아 도파민 억제의 일부를 방해하는 수준이지.
5. 식욕촉진
마리화나를 하면 감각이 민감해지고 특히 식욕이 촉진된다는 얘기가 있어. 감각이 민감해진다는건 감각외의 다른 신호들이 차단 혹은 둔감해지니 멀쩡한 부분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일꺼야. 그럼 식욕촉진은 뭘까. 이 메커니즘을 2006년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조영환 박사가 처음으로 규명해냈어. 이걸 설명하기 전에 먼저 뉴런의 이온채널에 대해서 설명할께.
1.6MB
|
여태까지 호르몬이 수용체를 자극해 뉴런이 활성화된다고 설명해왔어. 그럼 수용체를 자극한다는건 뭘까. 바로 이온채널을 열고 닫는다는 소리였어.
수용체를 초인종 누르듯 딩동하면 이온채널이 열려 이온교환이 일어나. 예컨데 뉴런 내에 칼륨이온이 많으면 뉴런은 작동 안하는 상태야. 근데 이온교환으로 뉴런 내부에 나트륨 이온이 많아지면 작동하는거지. 수용체의 자극은 이온채널을 열고닫아 뉴런내 이온농도를 조절해 활성화/비활성화를 결정하는거야. 이렇게 뉴런의 작동에 관여하는 이온들은 나트륨, 칼륨뿐만 아니라 염소, 마그네슘 등등 다양한 것들이 있어. 그중에 조영환 박사가 주목한건 칼슘이야.
식욕을 관장하는 호르몬은 렙틴（leptin）이야. 렙틴이 분비되면 식욕을 억제하는데, 렙틴은 체내에 칼슘농도가 높을때 분비가 돼. 근데 마리화나의 카나비노이드는 칼슘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칼슘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그러면 체내 칼슘농도가 낮아지겠지. 그러면 렙틴이 분비가 안되고, 렙틴이 분비 안되면 식욕억제가 안되는거야. 그래서 마리화나 사용자들이 식욕이 폭발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거지.
6. 의료용 대마
앞서 마리화나엔 대표적인 THC나 CBD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나비노이드들이 있다고 했었어. 발견된 것뿐만 아니라 현재 아직 발견되지 않은 카나비노이드의 효과를 이용해서 의료약물을 개발하고 있지. 렙틴과의 길항작용에 기반한 다이어트용 약물이나 THC 자체의 신호억제 기능에 주목해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 치료제도 연구 중이지. 우리나라도 경상북도에 의료용 대마 산업화 특화단지 추진한다고 그러잖아. 다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지는거야.
그런데 합법화 논쟁은 좀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어. 유흥목적의 마리화나는 THC의 효과만 추구하기 때문에 의료효과가 크고 쾌락자극이 전혀없는 CBD 함량은 낮추고 THC 함량을 크게 높이는 식으로 작위적인 조작/ 개량을 하고 있거든. 합법화를 주장하는 쪽에선 의료효과를 주장하면서 정작 THC 고함량을 재배/판매하는 도둑놈 심보가 있을 수 있다는거지. 뭔가 어물쩡 눙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해야 돼.
7. 마치며
지금까지 향정신성약물들을 다뤄봤어. 이거 글 쓰면서 정말 많이 배운거 같아. 약의 원리는 마약과는 정반대로 중독성이 없으면서 길항작용을 이용해 원하는 작용이 있어야하고 반작용이 크지 않으며 항상성을 해치지 않아야 하는거구나 싶더라고. 시각영역과 TPN, DMN을 정리하며 내 몸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었고, 뉴런을 통해 사회에 대한 통찰을 얻은 느낌이었어. 사람은 뉴런처럼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고쳐쓸수 없지만, 뉴런의가지가 뻗어나가 다른 뉴런과 작용하듯이는 사람도 할수도 있구나, 사회에서 비트코인 합법화를 주장을 하는 사람은 생각을 바꿔 다른 주장을 할순 없고, 비트코인 비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거구나 뭐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게 됐어. 여러모로 뇌에 자극을 얻은 기분이야. 사실 문과출신인 내가 이거 알아서 뭐하나싶기도 한데 재미있으면 그걸로 족한거 아니겠어?
사실 첨에 생각한건 뇌 보상시스템이 끝이었는데 성원해준 웃대인들 덕에 몇개 더 쓰게 됐어. 내가 얻은 뇌의 자극은 온전히 그분들 덕이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언제나 웃대인들이 즐겁고 행복하길 바랄께. 그럼 이만 뿅
뇌 안의 보상시스템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022185
뇌 보상시스템의 파괴- 코카인 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022313
뇌 보상시스템의 파괴- 필로폰 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022433
뇌 보상시스템의 파괴- 헤로인 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022615
지금까지 이런 감각은 없었다 - LSD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023025
휴식의 기호품 1부 - 니코틴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wait&pg=0&number=8312300
휴식의 기호품 2부 - 카페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wait&pg=0&number=8312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