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1-03-19 19: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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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바둑계에서 강자로 존재하는 한국.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는 바둑판은 정말 우리 바둑판일까?
먼저 현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바둑판을 보면,
<드라마미생중>
이렇게 두꺼운 통짜나무에 다리가 4개달린 바둑판이거나
<이세돌vs알파고>
심플한 바둑판인걸 볼수있다.
그러면 우리 조상님들은 어떤 바둑판들을 사용하셨을까?
<7세기 백제 목화자단기국> （일본소재）
세심한 세공기술과 기술장치가 적용된 7세기 백제시대의 바둑판
선반 모양에 기계적 장치를 이용해 한쪽에서 바둑판을 꺼낼려고 열면
반대쪽에서도 열리게 기계적으로 설계되어있다.
조선순장바둑판 용호문나전기반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재）
조선 특유의 나전칠기 방식으로 제작되어있으며 매우 화려하다.
겉보기엔 통짜로 만든것같으니 밥상처럼 안쪽은 텅텅 비어있다.
조선 흑칠나전장생문기반 （19세기, 교토 고려박물관 소재）
위와 마찬가지로 나전칠기로 꾸며진 바둑판.
일본바둑판과 다르게 위와 마찬가지로
안쪽이 텅빈구조다.
조선초기 바둑판 （ 일본개인소장）
조선순장바둑판 （일본 개인소재）
살펴본바와 같이 조선초기는 얇은 선반모양이 많으나 중기이후로는
몸통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다리모양에 나전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바둑판들을 많이 볼수있다.
그럼 고려시대는 어떠했을까? 사료나 적으나 유물로 추측이 가능하다.
14세기 기위도.
유물로 추정 청자바둑판이 아닐까 추정된다.
청자에 세겨진 고려시대 선반모양의 바둑판.
1255년 고려 청자 바둑판.
이와 같이 현재 바둑판과는 사뭇 다른 우리만의 바둑판을 찾아볼수있다.
대략 우리 선조분들께서는 삼국시대부터
선반모양의 바둑판에 화려한 세공기술을 넣거나
고려시대때는 청자로 이용한 바둑판을 사용했을것으로 추측이 된다.
바둑판이 삼국~고려시대 여러모습을 거쳐 조선중후기에는 하나의 고유형식으로 자리잡힌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쪽이 텅빈 선반모양에 세공기술을 접목시킨 바둑판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고려 기위도와 같이 다리가 없는 아주 기본적인 형태는 한,중,일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한 형태로 보인다.
그럼 대체 현재바둑판（통짜에 짧은다리 4개를 따로 붙인것）은 어디서 온것일까?
현재 우리에게 가장 흔한 고급바둑판 셋트
웃대 대부분이 예상하였듯이 일제강점기의 유산이 아닐까 싶다.
아래는 일본의 여러 그림들에서 찾아볼수있는 일본식 주요 바둑판들이다.
젤 오래된 회화로 손꼽히는 겐지모노가타리화첩에 등장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그림을 살펴보면 두 여인이 두고있는 바둑판 모습이
현재와 비슷하다는걸 알수있다.
에도시대의 회화를 찾아보면
이러한 바둑판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수있다.
거의 형태가 고착화되어 지금과 같은것을 알수있다.
장식도 없고 밋밋한 모습이 현재와 일치한다.
다리가 가운데 움푹파이고 통짜나무판에 조선과 다르게
다리를 따로 붙이는것 알수있다.
이런 일본식 바둑판은 흔히 바둑판의 네다리가
치자나무의 열매모양을 하고있는데,
일본어로 치자나무를 쿠치나시 라고 부르고 중의적인 뜻으로
"입이없다"라는 뜻이 된다.
이는 바둑의 관전자는 훈수를 두지 말라는 뜻을 담고있다고 한다.
즉 이러한 바둑판은 일본인을 위해 맞춤되어 형식화 된것이다.
위에 소개한 일본바둑판과 달리 우리나라 전통바둑판은
안이 비어져있으며 다리를 따로 빝이는것이 아니라 몸과 일체형으로
이어져 내려오는것을 알수있다.
장식부터 내부구조까지 비슷한게 없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자료들을 찾으면서
바둑에 문외한인 웃대인이 보기에도
현대 한국의 바둑판은 우리 고유의 모습을 잃고
일본 바둑문화를 답습한것으로 보인다.
뭐 이런게 중요해?
라고 물을수도있지만
이렇게 하나 둘 잃어버린
우리만의 전통문화는 얼마나 많이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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