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라서 수면 방해받을까봐 폰 무음으로 해놓고 잤는데
엄마한테서 부재중전화 와있고 이상한 말투로 （아마 순간 마비와서 제대로 자판을 못친듯）
엄마 몸이 이상하다고 카톡 와있더라
이미 여섯시간이나 지난 상태였고 눈뜨자마자 전화했더니
입원했다고 뇌출혈이라고
의식 있을때 119불러서 다행히 골든타임안에는 병원 갔더라.
아빠랑 연락이 되서 그나마 다행이지.
남의 일인줄 알았지 평소에 지병도 없으셨고 얼마전 요양보호사 자격증 따서 출근하신지도 며칠 안됐거든
말투도 어눌하고. 괜찮다고 내일 내려오라고 하는데
눈물밖에 안나더라
엄마는 부산 나는 인천
그나마 9시 비행기가 있어서 타고 내려왔어
우리집이 좀 콩가루라 남동생은 저번달에 엄마랑 절연 선언하고 다른지방에 가버렸구
아빠는 꽤 오래전부터 집 나가서 졸혼? 비슷한 상태로 살고
나는 나대로 돈번다고 인천 와있고
4식구가 뿔뿔이 흩어져서 사는 와중에 이런일이 터지는게 참..
지금은 해운대 백병원이야. 코로나때문에 환자당 보호자1명 제한이라 로비서 기다리다 아빠랑 교대했어
거의 4년? 5년? 만에 아빠 얼굴 보고 얘기했네
내가 아빠를 정말 미워하고 증오해서 관뚜껑 못박힐때까지 보지말자 그랬었거든
죽기보다 싫은 사람인데. 꼴뵈기 싫은데 목소리도 소름돋는데
그래도 엄마가 우선이니까. 그때 아빠라도 연락 된게 천만 다행이니까
아무렇지 않은척 들어가시라고 내가 병원에 있겠다고 하고 엄마 보러 왔는데 참.. 안울려고 했는데 보자마자 미치겠드라
주렁주렁 뭘 그렇게 달아놨는지
말은 웅얼거리고. 알겠다고 내일 얘기하자고 일단 자라 그래도
말을 안들어. 손 허우적거리면서 상황 설명을 해주려는거 같은데
반은 알겠고 반은 무슨말인지도 모르겠더라고 ㅎㅎ....
중환자실 자리가 없어서 일반병실로 밀려나있는데
그나마 중증환자들 모아놓은거라 6인실인데 환자 4명만 배치했네
간호사 스테이션 바로 앞이라 그나마 다행인데
모르겠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고 괜찮았으면 좋겠는데 수술까지 안가도 되는 상황이었으면 좋겠는데..
아침에 회진 오면 대충 가닥이 잡힐려나
나이가 서른 훌쩍 넘었는데 너무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
내가 전화만 바로 받았어도.. 더 일찍 내려오는건데
바보처럼 잠 방해 안받겠다고 무음으로 왜 해놨을까
엄마는 혼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안울고싶은데 엄마 깨면 안되니까 울면 안되는데 무섭다..
만에하나 잘못되면 나 진짜 살 자신이 없어
종교도 없고 믿을구석도 없는데
태어나서 기도 한번도 안해봤는데
첨이자 마지막으로 기도하면 들어줄까?
기도좀 해주라 내가 신앙도 없고 믿음도 없는년이라 기도빨 안먹힐거같어..
제발 괜찮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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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조3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