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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인으로 살아가는 게 너무 서글프네

난 어릴 때부터 사람이 노잼이라 주변에 사람이 없었음

유치원때는 그래도 무리에 끼어있었는데

초등학교 들어가서부터는 누구랑 같이 있어 본 기억이 별로 없음

점심시간, 체육시간, 수학여행 등등 교실 밖에 나가는 시간에 누구랑 같이 즐거운 시간 보낸 기억이 없음

그럴 때면 늘 혼자 돌아다녔고 혼자 있는 게 너무 뻘줌해서 숨거 싶은 마음만 하루종일 들고 집에 가고 싶은데 징징대기는 쪽팔려서 어떻게든 참기만 한 것 같다

대학교 가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음

내가 노잼이라 그렇다는 걸 깨달은 게 이때부터였는데

과모임이라고 술자리 가면 다들 이야기 하면서 놀잖아

어릴 때야 친구들이랑 섞여서 놀면 대화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아서 못 느꼈는데

대화가 대부분인 자리에 있어보니까 평범한 애들이랑 나랑 뭐가 다른지 알겠더라

나는 기본적인 대화를 이어가지도 못하고 대화도 기껏해봐야 내 생각에도 남들 귀엔 지루할 만한 수준으로 트고 끝내더라

군대 가서는 더 심했음

선임들은 재밌는 애들만 데리고 다니고 나한텐 관심도 안 주길래 사람들이 왜 이렇게 재미만 쫓아다닐까 했더니 내가 그냥 핵노잼이었던 거임

한 번 이겨내보려고 노력도 많이 했었음
재밌는 애들 말투나 대화 시작하는 방식 이어가는 방식 하나하나 따서 외우고 써먹어보고 했는데 안 됨

요즘 유튜브나 커뮤에 '노잼인 사람들 특' 이런 글 보면 나오는 말이 딱 나한테 해당 되는 것들이라 자존감 바닥 칠 때가 많음

그래도 첨보단 나아진 게 말 트고 적당히 대화 잇고 리액션 해주는 건 되는데 상황이 엄청 한정적이라 그마저도 고갈되면 바로 갑분싸되기 일쑤임

이제 이런 거야 뭐 익숙해져서 여전히 아프긴 해도 받아들이는 게 힘들진 않음

제일 가슴 아플 때는 서로 처음 만나는 집단에 있거나 집단에 새 사람이 들어왔을 때 하루이틀은 나랑 조금씩 친해지다가 어느 순간 주변 다른 사람이랑 바로 친해져버리고 나랑은 소원해질 때임

주변에 사람 좀 만들어 보고 싶어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줬었는데 나랑 있으면 재미 없으니까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인간관계에 냉소적으로 변하게 된다

나도 주변 사람들이랑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데 이제 노력마저도 포기하려는 나 자신이 너무 못나 보여서 슬프다

최근에도 친해지고 있던 입사 동기가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기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무리 지어서 놀러 다니는 모습 보니까 절망하게 되더라

이런 순간순간 겪으면서 새로 마음먹고 일어선 게 10년이 넘었는데 이제 정말 못하겠다

이렇게 날 낳았다고 부모님 원망하는 내 모습도 혐오스럽고 진짜 죽고 싶을 정도네

이 글마저도 핵노잼이라 대자 어딘가에 처박힐 생각하니까 개ㅈ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이ㅣㅇ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