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살기 위해서, 그리고 추억 하기 위해서, 위로 받기 위해서 작성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17살 부터 12년 동안 슬프나 기쁘나 항상 해왔던 웃대 이기에 이런 글을 남깁니다. 과도한 비난은 삼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담낭암으로 1년 10개월을 투병하셨다. 내 나이 고작 29살. 어머니와 이별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지난 22개월 간 어머니 간병하면서 매일을 살얼음판 걷듯이 살아서 그럴까? 장례식장에서 눈물이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나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어머니의 담낭암 진단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암 관련하여 아무것도 몰랐다. 어머니가 그냥 암이랜다. 그것도 듣도 보도 못했던 담낭암. 2020년 2월 4일 대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전화를 받고 오열했던 기억과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했던 의사의 말. 그렇게 서울에 가보지도 않고 부산에서 명의라는 분께 수술 받았다. 외과 의사는 괜찮다고만 대답했다. 하지만 9개월 후 2020년 11월 19일 살아남은 담낭암 세포가 간으로 전이되었다. 28년 살면서 가장 많이 울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 아빠 붙잡고 오열했다. 친척 붙잡고 오열했다. 친구들 앞에서 오열했다. 회사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겼다. 그렇게 몇 달을 눈물 없이 보낸 날이 없었다.
내가 대학병원을 다닌 덕분에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대구, 서울, 부산, 대전 항암하러 다녔다. 간동맥항암, 면역항암, 독성항암, 비타민 보조요법 등 어머니는 힘들어했지만 자신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에 잘 따라와 주셨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가지 못했다. 2021년 6월 황달이 오셨다. 난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었다. 그렇게 휴직을 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부산 대학병원을 갔다. 황달을 낮출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1달 남았다고 한다. 난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곧바로 세브란스로 달려갔다. 다행히 교수님께서 어머니 황달을 낮춰주셨다. 하지만 어머니의 암을 치료해 줄 수는 없었다. 이미 3차 항암까지 다 써버린 상황에서 1차 항암을 해주는 곳은 없었다. 난 수소문 끝에 1차 항암을 해주는 곳을 찾아갔고 2번의 항암을 받으셨다. 하지만 어머니는 더 이상 항암을 못 받겠다고 말씀하셨다. 더욱이 뼈 전이 까지 생기셨다. 세브란스 정형외과에서 뼈전이 소식을 듣고 나와서 한 어머니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ㅇㅇ아, 엄마 정말 오래 못살겠다". 고작 56살 밖에 안 된 어머니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정말로 어머니와의 이별을 준비 해야 할 상황이 온 것이다.
그리고 11월 13일. 어머니 앞에서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임종 직전의 모습으로 갑자기 변한 어머니의 모습에 무섭고 눈물이 났다. 아니 오열했다. 왜 건강검진 해라고 했을 때 안했냐면서 어머니께 짜증냈다. 왜 지금까지 간수치에 이상이 있었는데 몸에 불편한 증상이 있었는데 아들한테는 한 마디 안했냐고 따져 물었다. 왜이렇게 모두를 힘들게 하냐고 오열하면서 원망했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우셨다.
2021년 11월 19일. 어머니는 그렇게 2020년 11월 19일 암이 재발한 날과 동일한 날에 돌아가셨다.
12월 13일.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한 달이 다되어간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항상 행님아~ 하면서 날 찾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누구보다도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였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날 찾을 것 같다. 항상 여행을 좋아하던 엄마의 여행 속 사진을 붙잡고 울었다. 지난 2년간 너무 힘들었다. 어머니의 아픈 모습을 보는 것 만큼, 치료할 수 없고 죽어거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 만큼 힘든 건 세상에 없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마지막 종착점에서 어머니가 마중 나오시길 기대할 뿐이다. 웃으면서 이젠 더 이상 애기가 아닌 어른이 되어 어머니와 마주하며 지난 몇 십년간의 내 이야기를 들려줄 날을 기다릴 것이다.
모두 제 글이 계기가 되어 한 번 부모님 건강검진 시켜드리세요. 전 멱살이라도 잡고 진작에 병원에 안 데려간 것을 제 눈이 감기 전까지 후회할 것입니다. 단순히 한 번 건강검진 받으러 가~ 이렇게 말씀하고 끝내지 마세요. 끝까지 책임져 드리세요. 그리고 혹시 간수치에 이상이 없는지 건강검진은 최근에 언제 하셨는지 여쭈어보세요. 제 글로 한 사람이라도 병을 일찍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암 관련 공부하면서 배운 다양한 지식들이 있으니, 혹시 암투병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한테 연락해주시면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엄마 너무 너무 너무 사랑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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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천국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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