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행기는 그루먼 F11F-1 타이거이다

2차대전 미 해군에게 수많은 전투기들을 납품한 그루먼에서 만든 해군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로, 너무나도 빠른 기술의 변화에 1956년 취역해 해군 일선에서는 고작 5년 사용되고 1961년에 퇴역, 67년까지 훈련기로써 쓰였지만 나름 미 해군 곡예비행팀 블루 엔젤스에서 1957년부터 1969까지 사용한 비운의 전투기이다

그런데 이 F11F-1 타이거중 한 기체는 자기자신을 격추한적 있다

어떻게?

원본

사건이 발생한 기체

바로 1956년 9월 21일 아직 전투기가 취역하기 전, 테스트 파일럿 톰 아트리지는 대서양 상공에서 20mm 기관포 발사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파일럿은 고도 20,000피트（6,180m）에서 마하 1로 급강하 도중 기관포를 사격하기 시작했고, 고도 13,000피트（4,017m）에 도달하자 탄약이 다 떨어져 사격을 중지했다

그리고 약 고도 7,000피트（2,170m）에서 새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조종석의 유리창을 때렸고, 비행기는 추력을 잃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파일럿은 370km/h로 감속하고 기지로 귀환하기로 결정을 했고 이후 최대 추력으로 설정해도 추력이 78%에서 올라가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결국 비행기는 엔진 추력을 서서히 잃기 시작해 결국 활주로에서 약 1.6km 쯤 떨어진 지점에서 숲에 추락해 900m 가량을 미끄러져 간 후 불에 휩싸였다

놀랍게도 파일럿은 다리뼈와 척추 골절을 입었지만 일단 생존했다

왜 사출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나 아마 신형 전투기를 손실시키고 싶지 않았던 모양

테스트 비행 도중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당연히 그루먼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밝혀진 결과는....

아까 발사한 20mm 기관포 탄환이 맞은것이었다 

거의 3,700km/h로 발사된 탄환이 1,200km/h로 비행하는 비행기에 맞았다는게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공기 저항때문에 급격히 감속된 탄환과 달리, 중력 + 엔진 추력 덕에 계속 가속하던 전투기가 결국 탄환보다 빨라져 앞서 발사한 탄환과 약 11초만에 충돌했고, 이중 몇발이 엔진에 들어가서 생긴 결과였다

그야말로 미친 확률이다

참고로 이런 일은 아아아아아아주 가끔 일어나는데, 몇년 전에도 네덜란드 공군의 F-16이 자신이 쏜 20mm 기관포에 맞은적 있다

이건 큰 문제 없이 귀환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