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회사에서 아끼고 싶던 금액

이 200때문에 지금 얼마나 ㅈ될지 알았다고해도
사장과 이사회는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까?



우리 회사는 혁신과 변화를 중시하는 회사다.
정확히 말하면 거의 집착수준.

MZ해보이는게 좋은지,
거의 매년 시스템을 개편하려든다.
익숙해지려하면 바뀌는 시스템

하지만 당연히 보수는 보수적이다.

그놈의 혁신도 말만 번지르르하지
사실 어떻게든 돈1원이라도 아끼고싶어 혹시라도 업무시간에 좀 짬이 많이난다 싶은 인원들에게 서류하나라도 더 검토하게 시키려는 심산이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AI열풍에 편승하면서
CS시스템에 AI를 도입한다하면서 팀인원을 줄였다.
불과 2년전 9명이하던일을 지금 6명이 해야한다.

줄였다기보난 줄어들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회사에서 능동적으로 줄였다면, 그나름대로
쓸모없는 사람을 줄인거라 탈이 덜했겠지만,
대우가 뭣 같다며 베태랑 2명과 이제 일좀할만해진 신입한명이 퇴사했다.

그렇다고 도입된 AI가 도움이 되냐하면 그렇지 않다.
되려 이 AI가 너무멍청하고, 실무에 맞지않아서 컴플레인처리에 되려 더 업무가 늘었다.

하지만 인원증원은 예정에 없다.

나간 3명중, 신입빠진건 그럭저럭매꾸겠는데 배테랑2명빠진게 너무컸다.

그런데 업친데 덥친격으로, 지난주 남은 5명중 한명이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이분도 베테랑이다.
이쯤에서 ?할수있다.

출산휴가들 챙겨준다고? 완전 좋은 회산데?
라고 생각했다면 우리 임원진들의 성공이다.

우리회사가 구인광고에서 가장 광고하는 부분이고
실질적으로 잘챙겨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1년간 인원충원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인원충원은 없었다.

여기서 더욱 큰문제는 그 베테랑 직원은
우리회사에서도 특별히 풀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이었다는 것이다.

본래 재택같은거 용납안되는 회사지만, 이분의 경우 워낙 경력이 좋았기에 회사에서 특별히 풀재택을 조건으로 근무를 허락하였다.

그리고 이분은 그동안 충분히 1.5인분이상을 해주셨다.

문제는 이 1.5인분의 일을 인수인계하는 일이었다.
이미 남은 베테랑인원들은 줄어든 인원들의 업무를 모두 떠않았기에 일이 늘릴수없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내논 묘!수!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직원이 아장아장걸어다니면서 대응하고있는 쉬운업무들을 베테랑들에게 나눠주고,

출산휴가가는 인원의 1.5인분일을 고대로 인수인계하는것이었다.
（대충 심슨 오토 어떤약을하면 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베테랑이 지방을 사는 관계로 인수인계를 위해 서울에서 2~3주간 출퇴근하며 인수인계를 하겠다고하였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팀원들을 위하는 모습에 ㄹㅇ 눈물이 찡했다.

그런데...
윗선에서 이걸반려하였다.
진짜 아무리 계산기때려봐도 200만원도 안될돈인데
이거 아깝다고 배테랑직원의 출장을 반려하였고,

화상통화와 전화로 인수인계를 진행하였다.
그렇게 4주의 예정으로 인수인계가 진행되었다.

우리업무가 일반사무직이아니라, 일종의 전문직이고, 사람마다 맡은 업무특성이 달라서 아무리 일을 오래한 팀장급들도 특정안건의 내용이나 특징을 모르고 오로지 담당자만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마디로 옆에서 맨투맨으로 달라붙어서 알려줘도 이해될까 말까하였다.

결국 3주차되던달 신입은 멘탈이 폭발하여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그 업무는 오롯이 우리에게 왔다.
우리는 단 1주간 본인의 업무를 하면서 하루 1~2시간정도 통화로 인수인계를 진행하였다.

그렇게 9명이하던일을 4명이서 하게되었다.
뉴스랑 회사윗선에선 맨날 불황이라 하는데
업무량은 9명이 일할때랑 바뀐게 없다.

출산휴가간 베테랑직원이 하던일은 지금 매일 빵꾸투성이다.

매일 10시까지 야근해도 서비스 품질이 심각하게 하락아였는데,
본사에서 이거가지고 지적하며 서비스 품질에 신경써달라 연락이왔다.

나도 이제 이회사를 떠나려한다. 타겟하는 회사들에서 요구하는 연차만 채우기위해 6개월가량은 더 다닐예정이지만,
6개월에서 단1일도 더 일하지 않을 예정이다.

부랴부랴 얼마전에 사무직 인턴한번안해본 생 병아리 신입이 와서 일을 배우고있는데, 이미 멘탈이 다터진게 보이지만
아무도 위로도 못해주고 있다.
（업무인원이 이제 이 사람까지 5명이긴한데 사실 교육도 해야하니 더힘들다）

내코가 석잔데 남을 어떻게 위로할까

뭣보다 이아이의 미래를 너무도 잘알기에 위로조차 미안하다.

참 정든 우리회사
그놈에 200만원만 안아꼈어도
아니 그전에 그병신같은 AI만든다고 쓸돈으로 직원들 월급이나 더챙겨줬음 좋았을텐데.

아쉽고 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