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3 18: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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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랄라리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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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매일 밤 아침을 꿈꾼다.
카푸치노는 본래 아침의 음료였다.
햇살이 창문 틈으로 들어올 때, 세상의 피로를 한순간 녹여주는 따뜻한 존재.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사람들은 아침에 더 이상 그를 찾지 않았다.
"디카페인으로 바꿀게요."
"오늘은 말차로 부탁해요."
"아메리카노가 가성비가 좋지..."
그 말들은 날카로운 칼보다 더 아팠다.
그는 아침의 자리를 빼앗긴 채, 밤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래서 그는 "어쌔신"이 되었다.
낮의 온기를 빼앗긴 카푸치노는, 밤의 야음 속에서 움직이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말이 없다.
그는 냄새조차 없다.
그는 카페인 한 방울로 기억을 지우고 거품으로 감정을 덮는다.
사람들은 그를 그저 커피인 줄 알고 마시지만, 그의 안에는 버려진 '아침의 온기'가 담겨있었다.
그는 누구를 노리는가?
단 한 번도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던 자들,
'쓴 건 싫어'라며 단 물을 택한 자들,
진한 것보다 가벼운 걸 원했던 자들....
그는 그들을 죽이지는 않는다.
그저 사라진다.
논 앞에서, 기억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하루 일과 속에서.
그래서 그는 존재하지 않는다.
카푸치노는 사람들이 기억하지는 않지만
한때는 모든 이의 입가에 맺혔던 따듯한 존재였다.
그는 말한다
"나는 거품이다. 터지는 순간조차 아무런 소리도 남기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날 길을 걷던 한 아이가 조용히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는 늘 카푸치노를 마셨대요. 냄새만 맡아도 웃게 되더래요."
그 말에 카푸치노의 거품이 살짝 흔들렸다.
그날 밤, 그는 아이의 집에서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칼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영면에 들었다.
그 자리에 남은 건 따뜻한 잔 하나,
그 안에는
아무도 마시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준비한 마음 한 잔이 남아 있었다.
"나는 사라졌지만 내 향기는 언젠가 다시 누군가의 아침을 데우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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