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중학교 무렵에 친구들 여럿이 친구집에 놀러 간 적이 있어. 저녁에 치킨을 시켜주셨는데 무려 우리 몫으로만 여섯마리. 두 마리만 더 시켰으면 8명 모두에게 한 마리씩 돌아가는 셈이라 1인 1닭이었는데...1인 1닭 맞았어. 헛소리가 아니야...

치킨을 시키기전에 A4 용지를 하나씩 받았거든. 공식은 같은데 숫자와 답이 다른... 공식을 이해하고 있다면 푸는데  별지장이 없지만 그 답을 친구와 공유할수는 없게 되어 있는거지. 그걸 다 풀고 총 여덞 마리를 시켜서 부모님과 친구의 동생 몫으로 두 마리. 정답을 적은 인원인 6인에겐 여섯 마리니깐 한 사람당 한 마리.

오답을 적은 친구와 아무것도 적지 못한 수포자인 나에겐 치킨의 냄새가 제공이 되었어. 심지어 치킨을 먹을동안 우리 더러 친구방에 가 있으라고 하시더라. 친구들 먹는 거 추접스럽게 쳐다보지 말고.

예로부터 일을 하지 않으면 먹지를 말랬다 하시며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못한다면 당연히 먹어선 안된다는 것이 그 친구네 부모님의 입장이었어. 뭐 이론상으로 틀린 말은 아니야. 듣고 기분 좋을 말도 아니라서 듣는 이의 기분이 좀 고까워서 그렇지. 

 4명이 여섯 마리를 먹게 된 형국이 되었지만...

덩치가 가장 좋은 놈이랑 가장 왜소한 놈이 치킨을 포기하고 우리에게 와서 밀면이나 먹으러 가자고 그랬거든. 치킨은 좋아해. 하지만 치킨을 먹지 못 해서 마음이 상했던 건 아니야. 차별이 기분 나쁜거지. 국어나 국사, 사회, 도덕 같은 암기 과목은 내가 훨씬 더 잘했는데...

그래서 실은 아직도 후라이드 치킨은 좀 거북해. 난 양념이나 간장 좋아해. 간장은 마늘 많이 들어갔으면사도 든맛이 강한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