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한 달에 한 번씩 할머니 집에 갔다.

할머니 집은 택시를 타면 15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날도 할머니 집에 가는 날이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나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엄마에게 졸랐다.

엄마는 사람 수만큼 사라고 돈을 주었다.

나는 그대로 슈퍼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나는 더블비얀코를 골랐다.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를 들고 택시에 탔다.

빨리 먹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가 택시 안에서는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더블비얀코를 그냥 들고만 있었다.

빨리 도착해서 빨리 먹고 싶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하늘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참 창밖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할머니 집에 도착했다.

나는 신나서 더블비얀코를 먹으려고 했지만,

더블비얀코는 이미 다 녹아 있었다.

엄마가 들고 있던 봉지 속 아이스크림은 하나도 안 녹았는데,

어쩐지 내 더블비얀코만 녹아 있었다.

억울했다.

그때 엄마가 자기 아이스크림을 나에게 주며 말했다.

너가 계속 들고 있으니까 체온 때문에 녹은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