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을 가리키는 숫자가 쓰여있는 ‘위치’를 보자.

* 서양의 시계는 ‘시점’ 위치에 숫자가 적혀있다.

* 동양의 시계는 ‘시점과 시점 사이’에 숫자가 적혀있다.

정리해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하루를 24개의 분기（分期, 토막）로 나눈 것은 같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그 각각의 ‘분기’에 이름을 붙여서 시간을 말해 왔다.
서양인들은 분기와 분기가 만나는 ‘분기점（分岐點, 분기시점）’에 이름을 붙여서 시간을 말해왔다.

아울러, 동양인들은 분기점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또한 서양인들은 분기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분기와 분기가 바뀌는 그 분기점을 동양사람들은 어떻게 인식했을까?
여기에서 기가 막힌 개념이 나온다. 바로 ‘사이의 시기’라는 뜻의 ‘간시（間時）’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