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후배 이야기임
요약하면 남이 뭘 사주는 건 제일 좋은 걸 받아 먹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데,
자기는 단 1원도 남한테 안 쓰는 애라 심리가 궁금해서


길게 이야기 하면 내가 간식이나 먹을 걸 주변에 잘 사주는 편이라 이 후배한테도 먹을 걸 자주 사고 있어
근데 내가 사준다고 하면 그곳에서 제일 비싼 것들 중 골라서 먹어

점심 먹고 스타벅스를 들렀는데 겸사겸사 시키면서 뭐 마실래? 하면 7천 얼마짜리 신메뉴를 고르는 형태랄까?
늘 이렇게 행동을 하고, 나 말고 모두에게 이렇게 행동을 해서 나한테 물어 본 사람들도 많아 ㅋㅋ
식당에 가서도 오늘은 내가 밥 한 번 사줄게 이러면 다른 사람들은 짜장면 ~ 볶음밥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얘는 탕수육이나 깐풍기를 이야기해 그러고는 진짜로 혼자서 그걸 먹고 있음 （같이 중간에 놓고 먹자도 아님）

내가 술을 가끔 사는데 술을 사겠다고 데려가면 메뉴판에서 비싼 음식들만 보고 있음
실제로도 남자 둘이 술 마시러 갔는데 안주만 4 ~ 6개를 깔고 시작해
술도 난 소주 마시는데 지는 혼자 9천원짜리 하이볼부터 마시고 있고 ㅋㅋ

먹는 걸로 치사하게 하지 말자 주의라서 그냥 먹고 싶은거 먹어라 하고 놔뒀는데 이렇게 지낸지가 1년이 넘었거든

그래서 이제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 후배에게는 뭘 안 주려고 해
그럼에도 결혼식 답례품이나 해외여행 이후 가벼운 간식 선물 등은 얘만 안 주기 뭐하니 주긴 하더라만
또 주면 그런 건 좋다고 잘 받는데 반대로 1원 하나라도 남한테 쓰는 건 못 봤음
그러다 보니 이 사람 심리가 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생기네

사실 이걸 여기에 물어봐야지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오늘 있었는데,
오늘은 둘이 식사를 하러 갔는데 같은 메뉴를 2인부터만 주문 받는 곳을 가게 됐거든
근데 자리에 앉자마자 그걸 계산기 켜고 계산을 하고 있더라고? （21000 / 2를 치고 있는 걸 내가 보게 됨）

원래대로라면 또 내가 그냥 돈을 냈을텐데 오늘따라 장난이 좀 치고 싶어서
뭘 그걸 계산하고 있냐~ 10500원 아니냐~ 근데 뭐 그냥 너가 한 번 사던가 하고 장난처럼 던져 봤는데 애가 정색을 하더라고
미리 이야기하지만 얘한테 뭘 사면서 군말 한 번 해 본 적 없고, 반대로 너도 한 번 사라는 이야기 같은 것도 해 본 적 없음
근데 오늘 저 이야기 하자마자 얘 표정이 싹 바뀌더니 돈이 없어서 안 될 것 같아요 이러는데 솔직히 좀 어이가 없더라고
빈말로라도 걍 다음에 한 번 살게요 그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가 냈을텐데 싶기도 하고

암튼 얘가 회사에서 이렇게 행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얘랑 뭘 먹는 걸 안 좋아해
그래서 결국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겸사겸사 후배니깐 사주게 되고 그러는데 오늘은 문득 이유가 궁금해지네
원래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챙긴 것도 있는데 오늘은 좀 그런 마음도 사라지는 것 같고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하다 못해 과자를 사와서 먹으면서도 주변에 한 개라도 주면서 먹어 보라는 말을 하는 걸 본 적도 없긴 하네

혹시 너네 이런 사람 본 적 있어?
심리가 뭘까 대체?
얻어 먹고 싶은 그런 마음은 없고 진짜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봄
나만 모르는 트렌드라거나 그런 건 아닌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