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소개팅관련 글을 봤더니 예전 생각이 나서 술김에 끄적여봅니다.
파릇파릇한 20살 대학생 시절
스무살 신입생의 패기와 미래（군입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나날이었음.
그러던 어느 날 친한 고교 동창（시내 최고 쿨뷰티 여장남자）이 연락이 옴.
'야 백수야 연애는 하고 다니냐? 없으면 소개 받아볼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사고가 멈췄음. 내가? 소개팅?
보수적인 집안이라 어릴적부터 '애인은 대학가면 다 생겨~' 소리를 믿고 자랐고
남중, 남고, 공대, 군대 트리를 타고 이성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던 나에게 소개팅??
정신차리고 보니 뇌는 멈췄었지만 입은 솔직했더라.
소개팅을 받기로 하고 주선자가 서로에 대한 간략한 신상을 공유해줬음.
같은 지역 출신에 옆 동네 여고 졸업하고 대학교 진학한 친구였음.
내 소개도 듣더니 상대도 나쁘진 않았는지 사진을 요구했지.
여기서 문제가 생김.
셀카 찍는 법도 모르는데 방금 막 샤워하고 츄리닝 바람으로 침대에 누워있다가 비상이 걸렸지.
도저히 당장 셀카를 찍어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
다음날 사진 찍어서 보낼까 했지만 독촉이 들어오는 상황.
가지고 있는 사진 중에 보내야겠다 싶어서 사진 파일들을 뒤져봄.
사진이라고는 민증 만들 때 찍은 증명사진과 고등학교 졸업사진이 전부인 나새끼.
하필 졸업 사진은 직전에 두발규제에 반항한다고 삭발해서 빡빡이였음.
그래도 머리빨은 있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신분증에 썼던 사진을 보냈고
결과는 뭐 ㅋㅋㅋㅋㅋㅋㅋ 해피엔딩
하긴 나 같아도 후드티에 안경 쓰고 다크서클에 귀두컷 해골이 있으면 안받을거 같긴 해.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상대 얼굴도 못 보고 까였네 슈발거....술이나 마셔야지
가독성 미안해 이런 글 첨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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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10분위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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