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추억하는 방법의 차이다.

친한 친구가 죽었다.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인데,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소식을 듣고 믿기지가 않아서 알림 받았던 장례식장에 전화해 확인했다. 사실이 아니길, 심한 장난이길 바랐지만 사실이었다.

그 새끼랑 보낸 시간은 길다.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커서도 이것저것. 좋은 일, 좋지 않은 일 같이 했던 놈인데, 갑작스럽게 혼자 생을 마감할 줄은 몰랐다. 불과 며칠 전에 통화도 하고, 카톡도 했던 놈이라서 더 믿기지가 않는다. 카톡을 열어서 채팅방란을 조금만 내려보면 친구 놈과 했던 카톡방이 보인다.
어이가 없고, 허망하다.

핸드폰 갤러리를 연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 얼굴을 인식해 특정 얼굴이 나온 사진들을 골라서 보여준다. 얼굴 검색하여 친구녀석의 사진들을 하나씩 본다.
남자새끼들끼리 어울리지도 않게 사진 많이 찍었구나, 내 기억 속 많은 곳들에 같이 있었구나 느끼며 핸드폰 화면을 끈다.
그 녀석의 독특했던 말투와 억양, 놀릴 때 볼만했던 표정들을 생각하며 혼자 술을 마신다.

저마다 추억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그동안 찾아보지 않았던 너의 사진들을 보며, 너와 보냈던 시간들을 회상하게 될 거 같다.
추억하는 방법의 차이다.

자다가 새벽 2시쯔음 일어나 목적지 없이 한시간 정도를 걸었다. 너가 떠난 날의 밤공기는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차구나. 친구야 나는 앞으로 너의 사진들을 그전보다 많이 보게 될 거 같아. 그곳에서는 무언가에 얽매여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