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누나는 늘 그랬듯 밝고 친근하게 말을 걸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끈적한 톤이 배어 있었다. 재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살짝 젖어 있는 걸로 봐서 방금 샤워를 마친 것 같았다.

문제는 그녀의 가슴골이었다. 얇은 니트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넉넉하게 파인 네크라인을 통해 내부를 살짝씩 노출했다. 유진 누나는 몸을 살짝 숙여서 재준에게 분리수거함에 남은 빈 병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누나가 깜빡하고 못 버렸는데, 너 올라가면서 이것 좀 같이 버려줄 수 있을까?"

그녀가 허리를 굽히는 순간, 얇은 니트 사이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깊게 파인 그 골짜기는 마치 재준을 유혹하는 블랙홀 같았다. 피부는 샤워 후라 촉촉하고 매끈했으며, 재준의 눈은 잠시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니트가 너무 얇아서 유두의 윤곽마저 어렴풋이 보일 지경이었다.

유진 누나는 재준의 시선이 어디에 고정되어 있는지 정확히 알면서도,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오히려 조금 더 허리를 숙인 채, 속삭이듯이 말했다.

"재준아, 너 지금 누나 가슴 보는 거 다 알겠는데. 그렇게 솔직한 눈빛, 누나는 좋더라."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병을 재준의 손에 쥐여주었고, 그때 그녀의 손가락이 재준의 손등을 스치듯 훑고 지나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그녀의 입술에선 달콤하고 낮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고마워. 이따 밤에, 우리 집에서 맛있는 와인이라도 한잔 할까?"

그녀의 눈빛은 이미 깊은 곳의 욕망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