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2000년대 중반 그러니까 한 2006년 이쯤 일임

강원도 어딘가 있는 콘도를 갔을 때였는데, 그때만 해도 강원 충청권에 꽤 큰 규모의 콘도나 리조트들이 많았음. 과거엔 해외여행이 지금같이 대중적이지 않았으니 국내 여행지에 이런 콘도가 많았지. 딱 위의 코레스코 같은 곳.

사실 이때도 이미 약간 하락세여서 이 콘도도 사람이 별로 없었음. 규모는 작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함. 최소 6층 이상.

우리가 있던 방은 5층이었고, 콘도나 호텔이 으레 그렇듯 복도식 구조로 되어있어 복도 가운데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었음.



그런데 계단 중에서 조금 특이한 계단이 있는거야. 보통 계단은 밝고 엘리베이터 바로 옆인데, 여긴 엘리베이터와 거리도 좀 있었고 조명이 없다시피 해서 비상구등만 보였어.

어린 나이에 궁금해서 슬쩍 내려가봤는데 비상구 안내등이 뭔가 이상한거야.

보통 저 사진같은 비상구 등을 보면 위는 5, 아래는 4로 되어있는데 이건 아래가 4 대신 4M이라는게 있었음.

내려가보니 실제로 반 층만 내려가면 또 다른 문이 있던 것임.

복도식 아파트에서 계단 반 층을 내려가면 보통 외벽이거나 창문이 있지? 그게 아니라 문이 있었어.

그 문을 열었더니 위 사진같이 아주 어둡고 무서운 복도가 나왔음. 최소한의 조명만 켜진 채 문이 굳게 닫힌 복도.

그게 4M층, 즉 4층과 5층의 사이였음.




여기서 정말 의문인 점은, 그 4M층이 엄연한 객실층과 마찬가지로 객실문이 쭈루룩 있었단 점임...

지반 단차 때문에 격자로 층을 배치하는 일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이 경우는 너무 어두운데다 그쪽은 산 전망이라 정말 이상했음.

심지어 엘리베이터, 층별 안내도에도 4M층 같은건 없었어.

그러면 대체 이 4M층은 뭐였을까? 객실은 있지만 불은 거의 꺼져있고, 그 누구도 다니는 흔적이 없고, 엘리베이터도 안 다니고, 안내도 안 되어있고...

아주 어릴 때의 기억이지만 아직도 너무 선명하게 기억이 남.

내가 성인이 되고 건축과 관광지 등에 관심을 갖게 된 후에도 이런 케이스의 건축물은 보지도 듣지도 못 했음...

대체 뭐였을까?

지금은 그 곳이 남아있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