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살인데

옛날에는 거울보면 그저 잘생겼다고 생각했음

몸도 좋았고 자신감도 꽤나 있었음

주변 사람들한테 잘생겼다는 말도 많이 들었음

근데 30대가 된 이후

슬럼프 때문에 스트레스 Max로 몇년 지내다보니

진짜 폭삭 늙어버림

흰머리도 엄청 늘어났고

인상쓰고 지내다보니 인상도 구겨짐

거울봐도 그냥 아저씨가 있는 것 같음

몸도 좋은 건 모르겠고 그냥 아저씨 같음

그래서 그런지 누가 아저씨라고 불러도

그냥 나는 아저씨니까 아저씨로 불려야지 싶음

딱히 아저씨가 된 것에 저항감은 없는 것 같음

그리고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진 건 확실히 체감이 큼

외모+초년생 버프가 사라져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그동안 사람들이 잘 대해줬던거지

보통은 이렇구나 생각하는 것 같음

뭔가 그동안 좀 이지모드였던거지

이제 나의 소셜 스킬이 온전히 평가받는 순간이 왔구나 싶음

사실 34살이 그렇게 아저씨인 나이는 아닌데

거울보니 폭삭 늙은게 체감돼서 한번 써봄

앞으로 한참 더 늙고 초라해지겠지

그만큼 받을 수 있는 대우는 적어지겠지만

배려해줄 수 있는 부분들은 많아질 것만 같음

그리고 그 배려도

옛날에는 빛보기 힘든 것들이었는데

아저씨가 되니까 달라지는 것 같음

애들 놀라고 계산하고 빠져주는 것도

간단한 일이지만 큰 배려가 되고

진상 부장을 데리고 지뢰제거로 빠져주는 것도

이제 나의 소셜 스킬로는 간단하지만

사람들이 크게 인정해줌

심지어 부장마저 챙겨줘서 고맙다고 점수 딸 수 있음

이렇게보니 아저씨의 삶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음

받는 건 줄었지만

줄 수 있는게 많아지는 나이가 되어가는 것도

나름 멋지지 않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