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얘가 좀 가정환경이 불안정하기도 하고（돈은 많았음 또）
개인적은 안좋은 경험들이 많았어서 삐뚤어진 케이스였음.

나 초5 때 전학왔었는데, 그 때 전학와서 선생님한테 성희롱 하거나 단소로 때리고 같은 반 여자애들 앞에서 박는 듯한 제스처 취하거나 그랬고,,,
나중엔 선생님 퇴근하시는거 몰래 따라가서 집 비밀번호 외워뒀다가 혼자 몰래 가서 집 거실에다 커피가루랑 밀가루 난사하고 그랬음

그 이후로 담임쌤 정신적으로 많이 안좋아지셔서 휴직 하시고 좀 많이 기피 대상이었음

그 다음해에 근데 나랑 같은 반이 됨. 애들 단체로 개학 첫날에 패닉와서 울고 학교 안간다 그러고 했단게 기억남

그렇게 개학 첫날 되니까 이제 남자담임쌤이 자기소개 하면서 이 반에 자기랑 이름이 같은 학생이 있어서 너무 반갑다고, 같이 잘 지내보자고 하시더라,,, 걔가 그 금쪽이였음

당연히 학기 초반엔 얘가 진짜 말썽 심하게 부렸는데 담임쌤이 그런 날마다 금쪽이 남겨서 밤 9시 30분까지 상담하시고 주말에 걔가 뭐 사고 터뜨리면 쉬시다가 뛰쳐나오셔서 사고 수습하시고 그러셨음,,,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게 그 금쪽이가 등교 안한날 우리반 애들한테 그 금쪽이가 마음에 상처가 좀 많은 친구라서 그런거라고, 그러니 내가 잘 지도해서 사람 만들어볼테니 선생님이랑 금쪽이 한번만 믿고 잘 대해주지는 않아도 그냥 일반적인 학생처럼만 대해주면 너무 고마울 것 같다고. 너희도 아직 어리고 불만 많을텐데 지금까지 잘 참아준 것 같아 너무 고맙다고 읍소 하시는게 참... 어렸을 때의 내 눈에도 정말 저 사람은 스승으로서 가지고 있는 그릇이 다르단게 느껴졌음...

진짜 그러고 한 반년정도 선생님이 매일 남아서 상담하고 훈육하고 하니까 얘가 멀쩡해지진 않더라도 주변 친구들이랑 잘 놀고 반애들이랑도 나름 지낼 수 있는 정도까진 오더라

근데 개가 똥을 끊지는 못하는지 그 다음해에 중학교 들어가서 기말고사 시간에 핸드폰 제출 안하고 그거로 스포츠 토토 하다가 걸렸다는 썰도 좀 들리다가 나중엔 연락이 끊김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담임쌤이 진짜 말도 안되게 대단한 스승이셨구나... 쌤이 우리한테 개인번호 주셨어서 카톡 친구로 되어있는데, 이젠 결혼하셔서 애기도 낳으시고 잘 살고 계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음. 나중에 한번 찾아뵈야지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