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의 무능으로 160~170척의 전투선들을 말아먹은 칠천량해전.

한때 해군과 경남이 칠천도를 중심으로 거북선을 탐사했으나 결과는 실패했다.

고려시대 난파선 14척도 발견되는 마당에 왜 조선시대 전투선이 안 나올까? 의문점을 풀기 위해 전문가에게 문의했다.

도움을 주신 분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양순석 학예사님.

발굴 경력만 20년이 넘는 전문가다.

Q. 칠천량해전 때의 난파선은 못 찾은겁니까, 부식되어 사라진겁니까?

A. 단언할수는 없지만 아마 못 찾은거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전투 중 선박이 불에 탔더라도 흘수선（선박이 물에 잠기는 부분）은 남아있기 마련이죠. 특히 당시 조선은 배 밑바닥이 바다생물에 갉아먹히는걸 막기 위해 육지로 끌어내 불에 그슬렸는데, 이러면 탄화층이 생겨 물에 가라앉기 쉬워집니다.

（적어도 이정도는 남아있을거란 답변）

Q. 그렇다면 왜 못 찾고 있는 겁니까?

A. 우선 해류의 흐름 때문입니다. 철로 된 선박은 당연히 침몰지점에 그대로 가라앉겠지만 나무로 된 선박은 선체가 전부 물을 빨아들이기 전까지는 해류를 따라 떠내려가죠.

실제로 2012년 미국의 관광용 범선 HMS 바운티는 허리케인을 만나 침몰했는데

그자리에서 가라앉은게 아니라 완전히 바닷물이 스며들때까지 미국 동부해안을 따라 며칠에 걸쳐 침몰했다.

실제로 부경대 논문에 따르면 칠천량 인근인 거제도 일대의 해류가 수시로 바뀌는걸 볼 수 있다. 칠천량해전 난파선들도 해류를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다가 예상치 못한 곳에 가라앉아있을수 있다는 설명

A. 또다른 이유는 퇴적층입니다. 연구결과 정유재란 후 428년이 지났으니 칠천량이나 그 주변해역엔 2.7미터~5.5미터의 진흙층이 퇴적되었겠죠. 이정도 깊이의 진흙이 쌓였으니 그 밑은 탐지하기도, 제거해서 발굴하기도 어렵습니다.

원본

（왜교성 전투 해전지）

A. 마지막 이유는 간척과 양식장입니다. 임진왜란 해전지 대부분이 현재 매립되어 항만이나 거주시설이 들어섰죠. 또한 양식장 일대에서 유물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어업권과 재산권을 침해하기에 함부로 발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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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수중발굴자체가 육상발굴에 비해 정말 어렵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상황만 따라준다면 조명 틀고 밤샘작업도 가능한 육상발굴과 달리 해류와 수온 때문에 하루 2시간만 작업이 가능하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해전유물이 발견되길 기대한다.

시간 내주신 양순석 학예사님 감사합니다.

3줄요약 

1. 임진왜란 난파선들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2. 해류, 퇴적물, 간척, 양식장 때문에 난파선 찾기가 어렵다

3. 수중발굴 자체가 난이도 있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