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안녕 드럼치는 독수리 아저씨야

오늘 홍대에서 공연했어

근데 웃대인 동생분들이 2명이나 보러왔음

어떻게...? 라고 물어보니 인스타 보고 공연 소식 알았대. 이렇게 고마울 데가

술집과 공연을 같이 하는 곳이어서, 술 드시는 분들 중에 혹시나 우리 밴드 보고 관심 가지는 분들 앞에서만 열심히 해볼 생각이었거든



사실, 6월에 공연 하다가 관객이 0명인 공연을 한 날이 있어

놀라운 건 아니야. 홍대에서 공연하다 보면 그런 일이 많이 생겨

유일한 관객은 같이 공연하는 팀 뿐. 서로가 서로의 관객이 되어주고 호응해 주고 그런 날이 있지

근데 이게 같이 어울려 놀기라도 하면 기분이 그나마 나은데, 억지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그것만큼 답답한 날이 없어


오늘은 안그랬어. 공연이 너무 재미있었어

웃대인 커플 （남남...） 도 고마웠고

관객석 뒷쪽에서 몸을 흔들며 음악을 즐겨주던 어린 친구들도 고마웠고

나이 지긋하신, 드럼에 관심 많으신 어르신 두분이서 노래 끝날 때마다 "브라보!" 외쳐주는 것도 고마웠고

인디밴드 공연 좋아해서 자주 뵙는, 사진 잘 찍어주시는 분도 반가웠고

그래서 즐겁게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정말 고마웠어

사진은 웃대인 친구들이 주고 간 마카롱 선물

나 몸 만든다고 다이어트 빡세게 하고 있는데 알바 아냐. 이건 내꺼야 이미 먹고 있음


기분 좋은 날이다

좋은 하루들 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