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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짤 박고 시작



내가 학창 시절에 꽤 많이 경험하고

친구들끼리 술 마실 때 별로 쓸 데 없는 이야기 하는 타이밍에 자주 꺼내는 이야기인데

단순히 가정의 재력 차이일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두 부류로 나눠져 있었음

그것은 바로

집에 항상 군것질（먹을 거리）가 있는 가정과

집에 먹을 거리라곤 밥이나 찌개, 반찬통에 반찬이 전부인 집

대체로 전자의 가정이 후자의 가정보단 부유한 편이 많았으나

그렇다고 후자의 집이 군것질꺼리나 과자를 못 사먹일 정도의 가난한 형편도 아님, 중산층도 많고.

그냥 부모님 스타일 때문에 다른 건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나는 후자의 집에 살았음.

그러니까 보통 군것질이나 후식은 당일 날에 해결이 됨.

아버지가 수박 사오신다 > 저녁 먹고 수박 반 통 싹 비움. 내일 나머지 반 통 먹을 생각에 싱글 벙글

초코파이 12개입 같은 거 한 번 사오신다? 딱히 막 욕심 내는 건 아닌데 하루만에 다 먹고 배빵빵 됨.

근데 전자의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

집에 파이류（초코파이, 몽쉘 등） 항상 식탁이나 찬장에 쟁여져 있고,

애들이 좋아할만한 맛도리 과일들 냉장고에 5분 대기조로 기다리고 있고（수박, 딸기 등）

식탁 위엔 엄마가 시장이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사온 빵이나 닭강정 같은 게 있음.

친구한테 저거 왜 안 먹고 저렇게 두냐 물으면

그냥 별 관심이 없음. 식욕이 별로 없는 친구인가 하면 딱히 그런 애도 아니고 밥도 많이 먹는 앤데

집에 오면 군것질꺼리가 널려있는 데도 별 관심이 없고 그냥 방 나와서 거실 지나갈 때 하나 씩 주워 먹고 그런다 함

이게 성장 배경의 차이로 군것질에 대한 욕망（?）같은 게 결정 되는지 모르겠는데

나이 먹고 내 돈 벌어 살 때도 나는 여전함

과자같은 거 사는 날? 이마트 지하 코너에서 닭강정 사온 날?

그냥 폭식하는 거임. 사온 거 다 먹음. 배부른데도 맛있어서 막 다 쳐먹게 됨

초코파이 아이스크림 이런거 쟁여둘 수가 없음. 한 며칠 먹을라고 한바가지 사와도

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일내에 동남.

집에 있는 먹거리 빨리 해치워야 다음 먹거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같은 게 들어서 바로 바로 먹음.

전자인 친구들? 자취방 놀러가면 라면은 기본으로 쟁여두고

술 마실 때 가끔 안주로 먹을라고 사뒀다며 서랍에서 마른 안주나 과자 쟁여 뒀던 거 꺼내줌.

무슨 결론이 있는 건 아님 그냥 나로선 그 당시에도 그렇고 나이 먹은 지금에도 그렇고 좀 신기하게 느껴짐

어케 집에 맨날 맛있는 먹을거리가 항상 있지?

근데 왜 얘는 저걸 안 먹지????????????????

친구 어머님들은 늘 갖다 주는 족족 맛있게 잘 먹는다며 날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음.

아니 시부레 시장 닭강정 한 바가지씩 주시는데 삼시세끼 집밥만 먹고 군것질은 이벤트였던 12살 나에게 흥분의 도가니가 아닐 수 없지.

과일 깎아주시면 먹고, 아이스크림 주시면 먹고, 빵에 흰우유 주시면 순삭 하고. 눈치 보일 것도 없이 자꾸 리필 해 주시고.

아버지가 풀무원 다니셨나 그래서 집에 냉동식품이 쥰내 많았는데 자기들은 잘 안 먹는다며 가져가라고 주시면

용가리랑 떡갈비, 냉동 만두 같은 거 집에서 몰래 렌지 돌려 먹고 그랬었던 기억 있음.

갑자기 추억 여행이 됐네

암튼 그렇다고

근데 왜 얘는 저걸 안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