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쯤에

부산 근교에 양산 원동이라고

차로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이 있음

2~3월에 매화 이쁘게 피고

미나리 삼겹살 맛있는 곳인데

거기를 매화꽃 한창 필 때쯤, 여자친구랑 갔음


가서 미나리삼굡에 한잔할 생각으로

차는 두고 기차를 타고 갔는데

갓다가 시간 맞춰서 적당한 열차시간

맞춰서 올 생각으로

돌아오는 기차는 예매를 안했다.


근데 가서 매화 좀 보고 삼겹살을 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막 비가 엄청 쏟아지는거임

그래서 여자친구랑 점심으로 삼겹살 겨우 먹고

매화는 보는둥 마는 둥 하면서

바로 돌아가야겠다 싶어 기차역 원동역에 갔는데


아뿔싸, 비가 오니까 상춘객들이

대충 접고 죄다 빨리 돌아갈 요량으로

기차역이 진짜 미어터졌음.

그때가 3시쯤이었는데

저녁 기차까지 죄다 매진이더라.


그래서 여자친구랑 어쩌지

택시 불러야하나 이러고 있다가

내 친한 친구한테

나 양산 원동에 갇혔는데

구조대 좀 보내달라고 하니까



집에서 바로 차몰고 출발한다더라고

1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어디 들어가 있으라고ㅋㅋ


그래서 여자친구랑 역 근처

막걸리집 가서 내리는 빗소리 들으면서

파전에 막걸리 먹다가

구출하러 온 친구 차 타고 부산 돌아옴


글고 자연스럽게 여자친구한테는

여까지 구하러 와줬는데, 저녁이라도

내가 사먹이고 보내겠다고 하고

여자친구 동네에 여자친구 떨구고

친구 자취방에 가서 한 잔 더함.


지금도 그 친구랑 그때 얘기하는데,

인생을 못되게 살진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듦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