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일일히 설명하면 뭐하겠냐.

쌌드라요마인 된건 사실이고
그냥 위추나 좀 주라.

다만 어어 하는 순간 벌어진 사고라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인생이란게 그렇더라.
모든걸 받아들이고 집앞까지 왔는데 하필 이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던 여자와 나란히 서 있었고
영문도 모른채 친절하게 타지 않으려는 나에게
'안타세요?' 라고 물었던 호의가 개똥씹은 표정으로
바뀌는건 채 몇초가 걸리지 않았다.

그게...

난 그걸 거절할 수 없었다.
친구를 기다린다거나, 아니요. 먼저가세요. 하고 적당히
둘러댈 만도 했는데 이 형이학적인 상황에서 그런 이성적
판단을 할 머리는 이미 남아있지 않았기에

예.

하고 타고 말았을 뿐이다.


죽고싶다?
그런 일차원적인 자괴감만은 아니다.
그냥 삶이란 무엇이기에 이렇게 나를 내몰아버리나.
어디까지 나를 끌어내리려고 무대를 강권하는가.


그런... 뭐 아무튼.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며 나는 왜 이토록
대척되고 배척되는가에 대한 물음만을 간직한 채
개씹쌉똥씹은 표정으로 황급히 목적층에서 내리던
여자분을 떠올리며 다만 죄책감에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