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물 마시려고 냉장고 문 열고 물 마시는데
주방 바로 옆에 있는 할머니 방에서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불도 꺼져 있어서 '밤중에 통화하시나?' 싶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까
"저노무 새끼는 밤중에 지 혼자 뭘 처먹느라고 지밖에 처먹을 줄 모르지 으휴"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계시더라고
너무 화나서 방문 여니까 깜짝 놀라셨는지 누워 계시다가 벌떡 일어나셨는데 전화통화 하신 건 아니었어
결국 내가 물 마시는 소리만 듣고 내가 뭘 혼자 처먹느니 소리를 한거잖아
진짜 너무 화가 나더라
심지어 오늘 할머니 교회 가셨다가 저혈당 직전까지 가셨어서
교회 차에서 내리는 할머니 집까지 업고 와서 겨우겨우 정신 차리게 한 것도 나고
할머니 넘어지실 때 부딪혀서 팔에 피멍 든 거 병원에 모시고 갔던 것도 나고
점심이랑 저녁 밥해드린것도 난데
나한테 뭘 또 혼자 처먹느냐니...
진짜 서운하고 서운한 만큼 화가 나더라
사실 그 전에도 할머니가 나 싫어하는 거 알고 있었고 혼잣말로 뒷담하는 거 알고 있었는데
나한테 한 말 아니다, 전화하는데 너가 들은거다, 왜 할머니를 음해하냐 이러다가
오늘은 정말 빼도박도 못하게 딱 걸렸어 ㅋㅋㅋ
나도 사실 할머니 별로 안 사랑하고 할머니 대접 안 해드리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늘 마음이 굳은 거 같아
그냥 그랬다구! 밤중에 우울한 얘기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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