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쿠로.

재밌었다.

1988년 방영한 한국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의 극장판 겸 속편으로, 난 원작이나 애니를 본 적은 거의 없지만 대충 내용이나 이야기거리들은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해에 큰 문제는 없었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잘 만든 청춘 드라마'.

TV판에서 나온 이래 수십년동안 이야기되어온 등장인물들의 잘잘못과 갈등을 청산함과 동시에 성장요소로 녹여내고, 캐릭터성은 최대한 유지시키되 성장으로 인한 변화도 그려내는데 성공한 수작 애니메이션이었다.

특히 나애리와 하니가 화해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주된 드라마로 삼아 깊게 다뤘는데

각자가 집중하는 종목이나 장애물, 소품, 등을 이용해서 현 상황을 은유해 두 사람의 심리상태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낸게 인상적이었음.（신호등 장면이 좋았어.）

다만 작중 오리지널 스포츠 경기로 등장하는 에스런이 까딱하면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상당히 위험한 경기인데도 육상협회에서 공식종목으로 지정해 대회를 주최한다는게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고, 분명 현대 배경인데도 불구하고 몇몇 대사나 소재들이 옛스러운티가 나고, 약간 유치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들어있는건 아쉬운 편.

그리고 '나는 왜 달리는가?'에 대한 고찰도 얼마전에 본 다른 육상애니 100미터 보다 좀 떨어졌기에 그것도 좀 아쉬웠다.

애초에 100미터는 작품 전체로 그 고찰을 쎄벼판거에 가깝기에 어쩔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오래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받아들이기 쉽게 만들고, 종목은 비현실적이라도 그에 대한 대처방식이나 전략을 짜는 것 등은 꽤나 납득 가능하게 잘 그려낸데다, 우정에 대한 청춘드라마적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꽤 상쾌한 작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했기에 난 수작으로 평가하고 싶다.

아무튼 결론은 재밌었다는거지.

흥행은 좀 힘들 것 같긴 해도 OTT에서 흥할 것 같음. 그래도 극장에서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다음엔 트론 아레스나 보러갈까.

+혹시 후속작이 나오면 나애리가 창수 NTR하는 방향으로 전개했음 좋겠음. 하니 성격이 좀 지랄맞으니 그쪽이 재밌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