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하러 미국 유학 와서 진짜 정신없이 공부만 하다가, 2년 전에 드디어 박사 졸업하고
박사 한창 할땐 그래도 캘리포니아 같은 곳으로 가겠지.. 싶었는데 인생이 참…
절대 상상도 못했던 시골 같은 동네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게 됨. 대기업이긴함 ㅋㅋ
인터뷰하러 처음 방문했을땐 비행기타고 밤에 도착하고 담날 인터뷰끝나고 곧장 돌아가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직접 이사오고 주변 풍경 보고 멘탈 좀 나갔었음ㅋㅋ 논밭이 너무 많아
근데 또 막상 일은 재밌고 사람들도 좋고 착하고 회사 워라밸도 좋아서 적응하니까 나쁘진 않더라
그렇게 회사생활 2년 차 끝내고 얼마 전에 드디어 H1B 승인받음.
이제 진짜 미국에서 이민 1세대로 자리 잡아가는 느낌임
결혼이나 연애 쪽은 솔직히 처음엔 좀 막막했음
혼자 유학 와서 연구랑 공부만 하다가 졸업하고 나니까
여긴 주변에 한국인도 별로 없고 진짜 백인밖에 없는 동네라
이제 나는 평생 혼자 사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음
데이팅앱으로 사람 만나도 동양인 여자들조차 동양인 남자를 배척하는 느낌이고
백인여자들 만나도 대부분 뭔가 잘 안됐고..
그러다 작년에 진짜 우연히 다른 주 출신인데 이쪽으로 작년에 새로 이사 온 처자를 만나게 됨
한국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한국을 좋아하는 처자임.
어찌저찌 데이팅앱으로 처음만나서 데이트 하는데
서로 사는 데가 차로 2시간 거리라 처음엔 이거 오래 못 가려나...했는데
이제는 얘 부모님도 여러번 만났고, 얘 부모님들도 나 많이 좋아하고 다음 단계 （청혼, 결혼, 아기） 얘기도 구체적으로 해옴.
저번 주말에는 같이 오픈하우스 구경 갔다가 둘 다 완전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함.
평범하게 생각하는 늘 생각해온 우리가 원해온 집이다! 싶을 정도로 둘다 느낌이 와서 인생 처음으로 둘이 같이 모기지 사전승인도 받아보고 진짜로 오퍼까지 넣었음
결국 2만 불 더 얹은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고 하더라
그래도 둘 다 실망보다는 이제 진짜 우리도 어른이네 （난 35 여친은 31이긴하지만 ㅋㅋㅋ）하면서 우리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했음
이게 또 묘하게 현실감이 오더라 아 내가 미국에서 진짜 자리 잡고 있구나 싶은....
경제적으로도 둘 다 안정된 편이라 감사함.
나는 특히나 동기들보다 많이받기도하고, 이 지역에서도 상위연봉에 속하고
얘도 교수인데 생각보다 연봉 꽤 괜찮아서 대출 승인도 생각보다 순조롭게 났음.. 중상위 미들클래스 정도 라이프 가능하겠더라.
결론은 집 못샀다지만, 둘 다 정말 기분이 되게 좋았음.
이제 내 그린카드도 곧 서류 들어가고, 모든 게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
2018년 처음 미국으로 와서 돌이켜보면 진짜 정신없이 달려온 7년이었는데
이제서야 비로소 여기가 내 살 곳이수가 하는 실감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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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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