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엄마를 보러갔지. [4] |
2025-10-17 0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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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의가아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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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친어머니가 아니라 계모1이야.
1이라는 건 2가 있다는거지. 즉 이 만남에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내가 보고 싶어서 내가 만나러 간 일방적인 만남이었다는 거지.
불쾌할 수 있는거잖아. 근 20년만에 친아들이 찾아와도 곤란할수 있는데
그냥 양아들도 아니고 과거 양아들이었던 인간이 불쑥 나타나면...
소재지 파악은 불법루트가 아니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엄마가 법조계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력을 가지고 있었더라고.
과거에 흥신소 쪽 일을 잠시 한 친구가 있는데, 이 이력이라면
그냥 아는 변호사 형들 술 몇잔 사다보면 찾을 수 있다 그랬는데...
（흥신소 막내, 반년 정도 하다 이렇다할 문제 생길 일 안 하고 손 털었음.
그래도 음지 소속이었긴 하지.）
그러고 약 반년간 연락이 없다가 연락이 와서는 언제 한번 만나서
김치찜에다가 소주 한잔 하자는 거야. 그러면서 지역이랑 상호명을 말하면서
무조건 거기서 한잔 사라고 하더라고. 그러곤 알아들었냐고 하더라.
....법조계 은퇴한 엄마가 가게 차렸다는 이야기잖아?
두 달 좀 넘게 고민을 좀 했어. 내 입장이 불청객이 될 수 있으니깐.
친구가 이걸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모르지 않고 아마 그 흥신소 새끼겠지.
지 자랑을 못하면 시들어 죽어버리는 인간이니깐...뭐 썰 풀었겠지...
아무튼간에
그럼 가서 얼굴만 보고 오면 되는거 아니냐고 살살 꼬드겨서 그러려했어.
근데 이 새끼가 존나 자연스럽게 따라오려 하는거야. 오랜 친구이긴 한데...
내 걱정을 해서 그런것도 아는데... 알콜 중독은 완치가 없고 평생 참는거니깐..
내가 무너지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깐 따라오려는 고마운 의도이긴 하지만
일이 잘못 풀리면 오히려 따라오는 게 안 좋은 거잖아. 내 프라이드 상 말이야.
오랜 친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추한 면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야.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게에 갔고, 카운터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냥...
한 눈에 봐도 머리 묶은 엄마던데... 당연히 세월이 새겨지긴 했더라만...
들어가서 굳이 다른 이모님께 처음 물은게,
1인 손님도 받냐는 거였어. 가게가 바쁘고 여기 김치찜 가게잖아.
기본 2인메뉴니깐 여기서 이모님이 안 받는다, 하면 난 용기냈다가 실패한 사람이
될수가 있는거야. 근데 김치찌개는 1인이 가능하다더라고...찜은 2인분 주문이고...
근데 이모님한테 거절 당해서 도망치려한 겁쟁이가 엄마한테 가서 얘길 할수 있겠냐고..
20년만에, 불청객일수도 있는 양아들, 이었던 놈이 왔습니다! 라고...
굳이 김치찜 2인을 시켜서 먹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지...근 20년이 지났으니깐...
내가 헤어질때 본 엄마는 성장기가 끝난 엄마인데,
엄마가 헤어질때 본 나는 성장을 하고 있는 나니깐, 못 알아보는 것도 당연하잖아.
키는 별로 안 컸지만 젖살이 빠지면서 인상은 크게 달라진게 나이기도 하니깐.
친구, 데려올 걸 그랬네. 그 새끼라면 나가 아니라 지를 기억하냐며 말 걸수 있었겠지.
앞으로는 친구의 말을 좀 귀 담아 들어가면서 인생을 살자.
나보다야 생각이 훨씬 깊은 새끼니깐 내 인생에 손해는 안 입힐 놈이고,
이 새끼가 유일하게 내가 지금껏 연락하는 친구중에 내게 돈 빌린 적 없는 인간이다.
이게 엄마가 주는 마지막 교훈이고 엄마 얼굴 본걸로 만족하고 돌아가는거지.
불자 교육 받을 때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걸 배웠으니깐...
카운터에선 내 뒷통수만 보이는데 아직 안 왔으면 앞으로도 안 오는거지.（굳이 여기 앉음）
음, 나 답지 않게 완벽히 이해했어!! 근데 왜 이리 기분이 개 뭣 같지? 이해를 했는데?
왜 이 두부는 줄어들지를 않지? 고기를 이렇게 퍼줘도 되나? 김치찜이 아니라 두부찜?
기분이 뭣 같으니깐 두부도 마음에 안 드네... 성질 뻗치기 전에 돌아갈까?
돌아갈거였으면 진작에 일어났겠지. 그래도 다행이다, 설계를 하고 와서....
이거 먹고 당장 서면 가서 체인 쏘 맨 보자!
기분 개 같을 경우를 대비해서 영화 뭐 볼지 찾아본 거니깐!
일단 흥신소 새끼는 차단을 해둘까? 이 새끼 불러서 괜히 뚜들겨 패고 싶은데...
우리 신소는 잘못이 없는데... 나름, 날 위해준거고 내가 부탁한건데....
이런 생각을 했는데....배드나 새드엔딩이 아니니깐 걱정 마.
더 이상 못 기다리겠는지 먼저 말을 걸어줬거든. 정확히는 내 옆에 앉았지.
그리곤 손을 내밀고 조금 편채로 자기 몸 쪽으로 살살 돌리는 제스처를 하더라고.
내가 망설이면 괜찮으니깐 해보라고 할때 주로 쓰던 제스처인데...뭐 다른때도 썼지만.
근데 사람이 뇌정지가 오면 진짜 바보가 되긴 하더라고. 내가 처음 한 말은
"므요." 이...뭐요의 부산 발음 두 음절이거든. 말하고 아차 싶었지. 방금 기회를 걷어찼잖아.
근데 "와, 아차 싶나?" 라고 하드라고. 생각해보니깐 날 지나치게 잘 아는 세 사람중에
한명이 엄마였지... 표정에 생각이 적혀있다, 라고는 하는데
난 뭔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무서운 인간이란 소릴 들으면서 살거든...
그야말로 디폴트값이 무표정인채로 사니깐. 이상하지?
뭐 영화마냥 드라마틱하진 않았어. 그냥 내 밥을 빼앗아 먹었어.
그럴 생각으로 두부랑 고기도 많이 넣었다고 그러더라...어쩐지 많더라...
작정을 하고 그런 게... 옆자리에 앉을때 공기밥도 들고 왔거든. 어케 알아봤냐니깐
가게 앞에서 40분쯤 서성이는 이상한 놈이 있으면 누구든 저 새끼가 누구인지,
뭐하는 새끼인지 생각을 해보지 않겠냐 하던데...좀 망설이고 들어갔다 생각은 했는데
40분이나 망설였을거라고는 생각하질 못했는데...가게가 바쁜데 뭐하냐니깐
엄마는 이제 월급쟁이가 아니라 사장이라서 아들이랑 식사할 수 있어, 라는 걸 보면
내가 아직도 14세 애스끼로 보이나 보더라.
엄마는 이러저러해서 요래조래 할 수 있어, 이렇게 자세한 설명은 나한테 쓰는 말투니깐.
내가 어릴 땐 지금보다 생각이 훨씬 더 짧았거든. 그리고 잠시 근황 이야기 좀 했는데...
왜 걸어왔냐, 그 나이에 차가 없냐. 왜 손자랑 며느리는 두고왔냐, 여기까진 그렇다 쳐도
고등학교는 어딜 갔냐, 왜 자퇴했냐, 기술학교는 어땠냐,....군대갈 땐 아빠가 나와주더냐
까지 차례대로 가는 걸 보면 16세부터 30세까지의 내 인생 이야기를 전부 들을 생각인거 같아서
그건 하지 말라고 했지. 사실 중학교 졸업식때 엄마가 왔었거든. 아버지는 안 오셨고.
그때 강당으로 빠져서 옆길로 도망가지 않았다면 좀... 많이 빨리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을까 싶네.
사실 정확히 몇년 몇개월 몇일만에 보는지 알고 있지만 내 나이가 특정되니 20이라 적었어.
n년 8개월 2일만이거든. 내 졸업식이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였으니깐.
그러고 잠시 엄마가 자리 비웠을때, 하루 종일 잡혀있겠다, 불편하니깐
도망가자!!
해서 계산하려니깐 이모님이 세상에 아들한테 밥값받는 여자가 어딨냐고 뭐라하더라.
우리 큰 어머니는 딸들한테 칼 같이 고기값 받으셨는데...뭐 여하간 그렇게 도망가다가
개빡친 엄마한테 잡혀서 좀 뚜드려맞았어.
내 번호를 남기거나, 엄마 번호를 받던가, 둘 중 하나를 하고 가야하는데 경황이 없어서...
음... 낮에 식사 한끼 정돈 대접하고 올라가고 싶다한 게 엄마지... 근데 그냥 왔어.
뭔가 좀 아직은 낯설고 겁도 나고 그렇기도 하고 전화로 다음주에 내려가겠다고 했으니깐.
내가 진짜로 친구가 있다 그래도 안 믿는 눈치라서 친구 데려가겠다고 했지.
친구도 기억하더라. "그 예수쟁이?" 로 기억하고 있어서 앞에서는 그 말 하지 말라고 했지.
친구가 집에 놀러오면 매번 성경책 펴고 기도 한 뒤에 자서... 애가 어릴때부터 좀 독실했어.
근데 이건 사실 좀 섬뜩했던게... 자길 너무 잘 아는 사람을 만나면 마냥 좋지는 않아.
"갸라면 친구 해주긴 하겠다, 그럼... 아들 교회 다니네?
성경도 읽었겠다. 갸 말하는게 마음에 안 들어가?" 라는데...
성경을 처음 완독해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그게 맞아. 도중에 이유가 바뀌긴 했지만.
음... 길고 어둡길래 다시 적은건데 그래도 기네.... 근데 20년을 압축한거치곤 짧지 않나...
친형한테는 미안하지만 어머니한테 잘하려고 하면 항상 엄마가 떠오르니까...엇나가게 되고..
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뭐 그런... 좀 설명하기 어렵네. 심리적인 거니깐.
암튼 친구 새끼를 어떻게 달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가주지, xx새끼야... 닌 날 우예 생각하는기고 제발 쫌!! 이라더라.
자는데 전화해서 좀 화났나 봄... 내일 진짜 욕 먹겠네...
근데 조금만 더 꼬시면 친구 차로 친구가 운전하게 해서 갈 수 있겠는데...?
엄마가 술 한잔 하자고 할지 모르니깐 난 운전대를 못 잡는다하면 얘가 운전하지 않을까.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지도...
그러고보면 엄마가 영화 같이 보고 싶다 그랬는데...
체인 쏘 맨이어가지고... 상영관 벽 보니깐 이병헌 나오는 영화 있는거 같던데,
다음 주에 영화 본다면 그거 보게 될거 같네. 안 볼거지만.... 친구, 나, 엄마...
조합이 영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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