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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신라의 화랑은 자발적인 청년 수련 공동체였다.
그들은 스스로의 뜻으로 모여 무예를 익히고, 시와 음악을 배우며,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먼저 나서서 창을 들었다.
젊음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스스로 수련하고,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준비를 했던 존재 — 그것이 바로 화랑이었다.

하지만 현대의 군대는 그와 정반대의 구조 위에 서 있다.
청년들은 자발적으로 입대하지 않는다. 의무라는 이름 아래 국가적인 폭력으로 징집되고, 각자의 꿈과 시간은 ‘국방의 의무’라는 명목 속에 잠시 중단된다.

군대는 여전히 ‘국가를 지키는 곳’이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유가 말살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발적 헌신의 전통은 의무적 복종으로 바뀌었고,
화랑이 지녔던 정신적 수련의 의미는 지시와 규율 속에서 희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 맥락 위에 서 있다.
억지로 끌려온 이곳에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배우고,
누군가는 동료를 위해 몸을 던진다.
자발적이지는 않더라도, 그 속에서 길러지는 용기와 단결, 희생은 분명 화랑의 정신과 닿아 있다.

우리는 끌려왔지만, 여전히 화랑의 후예다.
의무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시작했을지라도, 그 끝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다면
그 또한 하나의 현대적 수련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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