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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미성년자였던 나는 잠시 서울 신림동으로 올라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가게는 규모가 꽤 컸고, 주방이모들과 홀 직원들도 많았다.
사장님은 롯데타워에 살았다 그때 아들딸은 유치원생이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서울 여행을 갔다가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놀랍게도 알바생만 새로웠지, 나머지 직원들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한두 명도 아닌데, 7년 동안 같은 얼굴들이 그대로 있었다. 진짜 전설급이었다.

그런데 세월은 확실히 흘러 있었다.
검은 머리였던 주방이모의 머리는 어느새 하얗게 변했고, 얼굴에는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몇몇 이모들은 예전 그대로였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때 30대였던 직원 형 두 명 중 한 명은 그대로였지만, 다른 한 명은 탈모가 진행돼 있었다. 그때당시 예비군 갔었다고 했는데ㅜ지금은 민방위도 끝났겠지?
사장님은 여전히 똑같아 보였다.
그분의 아이들은 이제 고등학생쯤 됐겠지.

그 식당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보는 공간 같았다.
간판엔 여전히 ‘백순대집’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어색할까 봐 그냥 손님인 척 밥만 먹고 나왔다.

7년이라는 시간.
그 사이 얼굴도, 머리카락 색도, 분위기도 바뀌었다.
단지 식당만이 그대로였다.
그곳에서야말로 ‘시간’이라는 게 얼마나 무섭고도 확실한 건지 실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