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가 올린 "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네"라는 글에 잘못된 정보가 있어 바로잡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글을 올린 계기는 캄보디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납치 피해자가 문전박대 당했다는 뉴스 때문입니다.

1.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일 안한다고 욕먹으면서 고쳐지지 않는데, 이건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고서는 말이 안된다.

2. 외국에서 국민을 도와야 하는 법적 근거를 찾아보니 "영사조력법"이 가장 직접적인 법령인데, 여기에 외국에 나가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재외국민"을 보호 대상으로 명시해놨다. （정식명칭부터가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임）

3. 재외국민은 장기 체류 및 영주권을 얻어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이므로, 단기 여행객은 해외공관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4. 일 안하고 뻐팅겨도 되는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5. 외국 여행가서 해외공관 도움 받을 생각 말고 그냥 위험한 나라 가지 않는게 해결책인듯!

이런 흐름을 거쳐 글을 올렸는데 3번과 4번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습니다.

약 9년간 미국에서 살다 온 입장에서 단기 여행객은 재외국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고, 실제로 과거 대사관 답변에도 여행객은 재외국민이 아니라는 답변이 있었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법에서 명확히 재외국민을 정의해놓은 조항이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인데 여기서 2조 1항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永住權）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하 “재외국민”이라 한다）"라고 규정해놓았기 때문에 재외국민에 여행객은 포함이 안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영사조력법에 "“재외국민”이란 외국에 거주, 체류 또는 방문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말한다."라고 되어있기는 한데 여기서 방문이라는 단어를을 단기 여행과 별도로 해석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미국 여행을 갈 때도 90일 이내는 ESTA로 가는 반면 90일 이상 방문할 때는 관광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90일 체류가 재외국민등록법의 기준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 집행계획（2024-2025）"을 확인하니 "해외여행 심리 회복에 따른 레저스포츠, 차량투어 등 액티비티 관광 증가로 인명사고 사례도 다수 발생（7p）", "정책과제로 해외안전여행 홍보 강화 및 해외안전여행 플랫폼 개선（15p）"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법적으로 단기여행객을 재외국민으로 인정한다는 건지, 재외국민 보호계획에 곁다리로 여행객을 끼워넣은 건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외교부 정책상 단기여행객을 영사조력법 보호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따라서 제가 쓴 글에서 "법률상 대사관이나 영사관의 보호대상은 재외국민 뿐이라 여행객들은 크게 신경 안쓴다"는 명백한 오류이며, "대사관이나 영사관의 보호대상에 여행객도 포함되지만 크게 신경 안쓴다"로 수정해야 하겠습니다.

최근 수정된 정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예전 경험을 기반으로 불확실한 글을 올려 혼선을 빚은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정보글을 올릴 때는 다시 한 번 확인 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