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번 직장에서는 약 1년 6개월 근무한 것 같다.

입사 당시 조건은 주 40시간이었지만,
지금은 12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다.

상황을 설명하기엔 너무 길지만,
나의 책임감과 오기가 발동하여 벌어진 일이라
후회는 없다.

나는 늘 그렇듯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임했을 뿐,

다만, 12시간 노동에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그 책임감과 성실함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타협하지 말아야 할 요소들에 타협을 하기 시작했고,
인성에 쓰이던 에너지를 체력으로 끌어오니,
불안정한 인성이 여과 없이 드러났고,

동기 부여가 되어주던 동료에게까지 선을 넘는 행동을 보였고,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를
내 손으로 무너뜨렸다.

이대로라면 나는 시한폭탄이고,
주변 사람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고장이 날 것 같아서,
예전처럼 근무 시간을 줄여주거나, 놓아주거나
둘 중 하나를 제시했는데,
붙잡을 만큼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나 보다.

나의 책임감과 성실함을 갉아먹는 나의 단점은
감정적인 태도이다.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지만, 고치기가 힘들다.
나이가 든다고 바뀔까.
죽어야 끝날지도.

좋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게 아쉽고,
나의 동기 부여가 되어주고 신뢰를 주었던,
그런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 괴롭다.

내 손으로 무너뜨린 많은 모든것들.

다음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