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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밤에 학교에 데이트하러 온 레제, 덴지를 유혹하고 있다.

레제는 거미다, 로 시작된 이 논쟁은 레제와 덴지가 야밤에 학교 탐험을 빙자한 

데이트를 하러 갔던 시점에 짧게 스쳐지나가는 거미가 나비를 사냥하는 연출에서 터져나왔습니다.

거미와, 거미줄에 걸려든 나비를 보여주는 연출이 일명 수영장 씬에 등장합니다.

이러한 이국적인 미소녀가 전라의 모습으로 소년을 유혹하고 있다는 점은 둘째치고서라도 

그녀의 정체가 소련에서 병기로서 만들어진 폭탄의 마인인데다가, 

임무가 주인공인 덴지에게서 체인 소 맨의 심장을 탈취하여 귀환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레제는 덴지를 유혹하기 위해 현재 덴지의 생활은 정상적이지 않으며, 덴지가 모르는 것, 

하지 못하는 것, 할 줄 모르는 것 등을 자신이 모두 가르쳐 줄테니 같이 도피하자는 말을 하며 유혹합니다.

체인 소 맨에겐 특별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설명하면

글이 길어지는데다 해당 주제와는 맞지 않으며 너무 강한 스포일러가 되며 아직 나 그 부분 안 읽었음ㅋㅋㅋ!,

의 사유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튼간에, 심장을 뽑힌 인간은 죽습니다.

즉 레제의 목적은 덴지를 살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레제가 거미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이 있으면 반드시 반론이 있기 마련입니다.

체인 소 맨 : 레제에서 결국 사망하게 되는 쪽은 덴지가 아니라 레제입니다. 

레제가 폭탄이라는 특성을 가진 마인이면서 폭우속에서 싸우고 다수의 데블헌터를 상대했다 등 

전투 양상이 레제가 불리하고 덴지가 유리하고를 떠나서 결국 덴지가 살아남고 레제는 죽는데다가, 

사망하게 된다...이므로 오히려 덴지가 거미, 레제가 나비 역할이라는 주장입니다.

라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정보글의 형태가 이상하죠? 첫 문단부터 지금까지 제 의견이나

주장따위는 일절 등장하지 않았으니까요. 자랑이 될 수 없는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27년 정도 오타쿠짓을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제 의견을 물어보기도 해요.

넷플릭스로 진격의 거인을 본 사람들이 본인들이 품고 있는 의문을 물어오거나 했죠?

저는 뭐라고 대답하냐면....레제는 거미다, 그리고 레제가 나비다. 

라고 대답합니다. 음...이 새끼... 정신병자였나? 싶은 답변입니다만...

주장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근거가 타당한지를 들어보고 판단해야 해요.

그렇다면 이제 근거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레제의 목적. 분명하게 덴지의 살해가 맞습니다. 

거미줄이라는 덫을 친 인물도 레제가 분명합니다. 의도적으로 사랑을 연기했으니깐.

전심전력으로 덴지의 숨통을 끊고자 했던 전투 역시 본심이 맞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영면에 들게 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강자인 것도 맞고, 인체병기도 맞습니다.

소련에 의해 만들어진 일명 모르모트 요원 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며, 

폭탄의 마인이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태풍의 악마 따위는 말 몇마디 섞는 것으로 

복종 시킬 수 있는 강자인 것 역시 사실입니다. 대진운이 더럽게 나빴을 뿐.

이러면 레제는 거미여야만 하지만, 그녀가 왜 죽었고 어떤 덫을 썼는지를 떠올려 보면 간단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녀가 거미줄을 칠때 사용한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입니다. 

이 당시 레제는 덴지의 곁을 지키는 인물 중 국가 단위의 힘이나 마찬가지인 

마키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덴지 와의 전투 중에서 이런 대사를 합니다.

덴지를 전심전력으로 죽이려 들고 있는 시점이지만 이미 레제의 심리가 상당히 변화했음을 볼 수 있는 대사입니다. 레제의 임무는 명확하게 체인 소 맨의 심장을 회수하는 것, 그런데 해당 대사는 정말로 덴지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하려 했던 소녀 레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사입니다. 자신의 입장을 인지하고 죽이려 하고 있지만 덴지에게 어느 정도 마음을 빼았겼음을 알수 있습니다. 병기로서 기능하기 위해서 소녀로서의 감정을 온전히 죽어야 하는데 미미한 량의 감정을 죽이는 것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전투하는 동안 레제는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줬지만 주인공 버프를 받은 덴지에게서 승리를 가져올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덴지의 어떠한 승부수에 의해 레제가 패배하게 되고 레제가 눈을 뜬 곳은 해변이었어요. 레제는 자신을 살려둔 덴지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때 덴지가 참 플러팅을 잘 했습니다.

레제는 어차피 임무에 실패했기 때문에 귀국한다 해도 용도 폐기 될것이기에  도주를 택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덴지가 혼자 가는 것보다는 자신과 함께 하면, 조금이라도 성공률이 오르지 않겠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레제는 그런 덴지를 제압해 버리곤 제 갈 길 갑니다. 이미 누적 대미지가 높았던 덴지였던데다 또 다시 타격을 허용해 버린 덴지로서는 항상 함께 있던 그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반드시 와달라며 외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레제는 무탈하게 도주로를 밟던 중 기폭제 역할을 하는 붉은 거베라 꽃을 바라보며 결국 덴지에 대한 감정이 터져 버리게 됩니다. 폭탄의 마인답습니다. 터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레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덴지와 레제의 사이를 방해할 만한 인물로 국가권력 급의 힘을 가지고 있는 마키마라는 존재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도 레제는 덴지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한 카페를 향해 발길을 옮기게 됩니다.

레제가 이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폭장치가 작동하면서 레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덴지에 대한 감정이 사랑임을 깨달은 거에요. 그래서 이제 마키마 따위는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미 폭탄의 마인으로서의 레제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소년을 만나고 싶을 뿐인 소녀 레제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즉 사랑에 눈이 멀어 버린 겁니다.

사랑이라는 거미줄을 친 인물은 레제입니다. 그러니깐 거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의 덫에 걸려 죽게 되는 인물 역시 레제입니다. 그러므로 레제가 나비라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와 동시에 덴지 역시 거미이자 나비가 될 수 있습니다. 레제의 유혹에 휘둘리며 레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 덴지는 나비였습니다. 빔이 곁에 없었다면 죽었을 겁니다.

덴지의 본의도 아니었고 덴지는 레제의 최후가 어떤 형태였는지조차 모르지만, 결국 레제의 죽음의 원인이 되는 것은 덴지라는 인물에 대한 사랑입니다. 레제의 거미줄을 빼앗아 버린 거미가 되는 셈입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두 사람이 사랑하고 그 두 사람의 입장이 처음에는 레제가 거미, 후반에는 덴지가 거미...초반에는 덴지가 나비, 후반에는 레제가 나비가 된다는 점에서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이 의외로 수영장 씬이 아니라 꽃다발을 들고 시무룩해져 있는 

이 덴지라는 인물의 모습입니다. 이 전까지 이 덴지는 꽃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레제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은 그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어요. 뭐... 체인 소 맨이고 마인이고 나발이고 어쨌든 덴지는 16세 소년에 불과하니깐 사랑 앞에 겁 먹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그 커다란 꽃다발을 준비해왔다는 것은 이제 덴지도 알게 되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남성이 여성에게 화려한 꽃다발을 건네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입니다. 그런데 결국 그 꽃다발 베어먹어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이 레제가 아니라 다른 인물이라는 점에 시무룩해져서요. 과거의 덴지로 돌아 간 겁니다. 유아퇴행적인 행동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레제가 덴지에게 남겨준 것이 아무것도 없냐면 그건 아닙니다.

덴지는 잠시 외면 했을 뿐이에요. 사랑이라는 감정이나 그 설레임, 그것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마음에 대해서 잠시 외면했을 뿐 완전히 잊어버릴 수는 없어요. 결국 쓸쓸해지면 머릿속에 레제가 떠오르게 될테니깐. 아예 모르는 것과 잠시 외면한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레제는 덴지와 아주 짧은 시간만을 공유했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떠나간 인물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음...저번보다는 짧고 알아먹기도 쉽지만 역시 그래도 길고 미사여구가 많네요.

좀 더 다듬어야 하겠어요.... 솔직히 저는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데.... 다른 분들은 기준치가 높은가 봐요..

아니면 내가 너무 설쳐서 그렇거나 뭐, 정 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놔둔 4줄요약으로 하는 수밖엔....